로체(8,516m)
혼자 여행을 떠나 보자
사람은 태어난 이상 무엇이든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모른다. 안개속에 갇혀 꼼작도 못하며 어디선가 한 줄기 빛이 비칠지 모른다는 꿈을 품고 직장생활을 끝낸다.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샐러리 맨들은 타인 본위로 산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마치 흘러가는 강줄기에 뿌리 내리지 못한 부평초처럼 주위를 떠다닌다.
노후는 자기 본위로 살아야 한다. 어떤 일에 몰입하다 보면 각자 가지고 태어난 다양한 개성이 나타난다. 이때 조금씩 전진하면 그 개성은 빛이 나고 발전을 거듭하여 비로소 행복과 안정감을 얻는다. 자기 본위로 살아 갈려면 타인의 개성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자기의 개성을 주장하려면 거기에 따르는 의무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노후 준비'라는 강좌를 보면 자산관리, 취미 생활, 봉사 활동, 건강, 부부의 자세, 삶의 보람 등 다채로운 주제가 나온다. 그러나 이런 많은 문제들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이다. 하나에 집중하여 이를 돌파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퇴직을 하자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한 동안 우울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해 괴로워했는데 7순(旬)이 되자 해외여행을 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 생각만으로도 그는 우울에서 벗어나 삶의 활력을 찻았고 매일이 바빠졌다. 여행할 곳을 선정한 다음 도서관에 가서 그 나라에 대하여 공부를 하고 정보를 수집했다. 이런 사전 작업만으로도 그의 의욕은 되살아 났다.
마침 자료 수집과정에서 75세에 영국, 독일, 프랑스를 5개월간 홀로 배낭여행을 했다는 102세 할아버지 '자오무허'의 열정적인 삶을 읽게 되었다.
그래서 큰 배낭을 사서 짐을 가득 넣고 북한산 둘레길부터 시작헤서 제주도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다리 힘을 길렸다. 그리고 틈틈히 여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영어도 익혔다.
출발에 앞서 인터넷으로 비행기 일정과 숙박 시설을 예약하고, 유럽은 주로 기차여행이므로 유로패스도 사 두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10년은 젊어진듯 했다. 홀로 떠나는 여행은 그 사람의 가슴 속에 숨어 있던 나태와 의욕상실을 몰아내고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다 보게 한다.
사실 인생은 완벽하게 혼자 떠나는 여행이다. 사람은 수 많은 관계속에 살아가면서도 문득둔득 쓸쓸하고 외로움을 느낀다. 그러기에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도 있지 아니한가.
군중 속의 고독이란 미국의 사회학자 데이비드 리스먼(David Riesman)이 1950년에 출간한 그의 저서 <고독한 군중(Lonely Crowd)>에 등장하는 용어로, 대중사회 속에서 타인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면서도 내면의 고립감으로 번민하는 사람들의 사회적 성격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위해 살아가는 인생을 지속하는 한 사람은 지독한 고독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누구를 위해서 살아서는 안 된다. 누구도 대신할 수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작가 조 E. 루이스는 '인생은 단 한 번이다. 하지만 제대로 살려면야 한 번으로도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제대로 산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는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리는 삶이다. 영혼의 속삭임을 따라가는 삶이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삶을 누리고 싶은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오직 자신이다.
혼자 여행을 해 보면 자기의 몸과 마음, 영혼의 부름에 답하는 삶을 알게 된다. 혼자만의 여행은 고통과 고독이 따르지만 다른 한편 형언할 수 없는 감동과 즐거움이 동반한다.
자기만을 위해 에너지를 완전하 쏟아붓는 경험은 그의 소중한 인생의 자산이 된다. 그것만으로도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생생한 활력을 얻을 수 있다.
복잡한 관계 속에서 다양한 역활을 수행하며 살아갈수록 사람은 '혼자만의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을 인생의 주인공으로 초대할 수 있다.
인위적인 규칙과 질서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영혼을 풀어놓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확보할 수 있을 때 사람은 행복을 느낀다.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사람은 관계들로 부터 방해 받지 않는다.
모든 인생은 결국 혼자다. 혼자 용기있게 걸을 수 있어야만 외로움과 쓸쓸함을 당당하게 견뎌나갈 수 있다. 혼자 산다는 것은 싱글이나 독신으로 산다는 의미가 아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삶 속에서 고유한 자신만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나이가 들으면 걷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의학게의 보고에 의하면 노년은 무리한 운동은 피하고 산책이 가장 좋은 운동이라고 한다. 내 주위에 보면 무뱡장수로 90을 넘기신 분이 다리를 쓰지 못해 두문불출하는 경우가 있고, 너무 다리를 써서 70에 관절에 이상이 생겨 동네 산에도 못 올라가는 사람도 있다.
'윌든'의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산책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려면 하늘의 시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홀로 걷는 것은 명상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가만히 앉아서 명상하기 힘들다면 산책을 하면서 명상을 해 보라. 칸트는 매일 오후에 어김없이 같은 시간에 산책한 것으로 유명하다.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면 낮이나 오후, 혹은 저녁을 먹고 나서 별밤을 걸어도 좋다.
모든 인생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다.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내, 누구의 부모로서 살아가는 삶은 잠시 접어둔 채 혼자 여행을 떠나 보면 자기를 찾을 수 있다.
이타카를 찾아 떠날 때 모험과 깨달음이 가득한 기나긴 여정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라 괴물을 두려워하지 마라 행복하고 진취적인 생각을 하면 진정한 열정이 몸과 마음과 정신에 기운을 복돋으면 괴물을 만나지 않으리라 영혼에 괴물을 들이지 않으면 영혼이 네 앞에 괴물을 앞세우지 않으면 괴물을 만나지 않으리라
1911년 그리스 시인 C. P. 카바피가 쓴 [이타카]는 재클린 케네디의 장례식에서 낭송한 시다. 자아발견을 위해 떠나는 여행자에게 격려를 보내는 이 아름다운 시를 많은 사람은 비가(悲歌)로 받아 들인다.
이타카는 그리스의 전설적 영웅 오디세우스의 고향이다. 호머의 대서사시 [오디세이(Odyssey]에서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후 10년동안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해 세상을 돌아다니며 모험을 하고 도전하는 얘기를 그리고 있다.
우리는 궁국적으로 이타카를 찾아 떠나야 한다. 우리는 끝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다시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인생의 한 번은 반드시 이타카를 찾아 떠나야한다.
삶은 기나긴 여정이고, 사파리 여행이고, 순례이고, 최상의 예술이다. 우리는 길잡이이고, 탐사자이고, 개척자이고, 탐험자이고, 고고학자이고, 순례자이고, 시인이다.
우리는 사랑, 열정, 진정성을 찾아 헤맨다. 우리는 어디로 가는 가? 집으로 간다. 이타카로 간다. 혼자 걷는다고 해서 혼자가 아니다. 조건없이 우리를 사랑하는 존재가 이끌어 주고 있다. 우리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장소를 향해 가고 있다. 열정을 가지고 몸과 마음과 정신에 힘을 불어 넣자. 淸閑 執筆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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