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에 한 사내가 서 있다. 수평선에 눈을 꽂고 말뚝처럼 못 박혀 꼼짝을 않고 있다. 가버린 여인이 시詩가 되어 푸른 시간 출렁이는 영원의 길가에서 망두석이 된 것일까. 고독한 겨울바람 비창곡 뽑아 날리는 겨울바닷가에 장년의 한 사내가 망두석처럼 서 있다. 대체 무슨 사연을 안고 이 겨울바다에 돌로 굳은 것일까. 삶에 독소가 온 몸에 몸살처럼 퍼진 탓일까. 소금덩어리 같은 세상이 숨통을 막아서 인가. 망치로 사정없이 얻어맞는 못처럼 일생동안 미동도 없이 박혀서 죽어 있어야 할 자들이 좌판을 벌린다. 그런 세상을 보노라니 천식이 고함질러 창자까지 뽑혀서 인가. 숱한 모리배들이 천지에 나발을 불어 올리는 우황 든 세상에 제 정신으로 살 수 없어 외돌아온 것일까. 고독한 겨울바람 비창곡을 뽑아 날리는데 모호한 입상의 한 사내는 말뚝처럼 못 박혀 꼼짝을 않고 있다. 아마도 돌이 된 것 같다. 돌이….
겨울바다 삶에 염증이 도지는 날 떠나온 겨울바다. 인동(忍冬)만 적막한 겨울바다. 이 한량없는 쓸쓸함이 한없이 적막하구나. 올라가는 빌딩만큼 채워야 하는 억겁의 허기진 삶 불덩어리 같은 삶, 그 굴레를 잠시 벗어난 지금 홀가분한 고적이 한껏 자유롭나니. 억겁의 삶도 깃털처럼 가볍나니. 나는 무방한 이 자유를 얻고자 엄동 적막한 이 독한 날씨에 낯선 겨울바다를 망연히 표류하는가. 삶의 환멸을 씻어 버린, ; 천년이 한결같은 초연한 겨울바다! ; 고달픈 영혼의 안식처 같은 저 열반적정(涅槃寂靜)의 겨울바다! 바다는 엄숙한 무게로 내게 이르기를, ;자신을 닮아라 한다. 자신을 닮아라 한다. 안면도 겨울 바닷가에서._ 별이._
Morning At The River Bench - Ganda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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