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거룩한삶

[스크랩] 이런 중년이고 싶습니다

오늘행복스마일 2018. 2. 12. 10:57
 ♣ 이런 중년이고 싶습니다 ♣  
세월을 따르는게 중년이라지만 
바람목에 매달린 덩그런 낙엽이듯 뱃고동 소리처럼
여울져 가는 노을 앞에 그 옛적 내가 버려야했던 
그리움들이 청춘이 다시오듯 켜켜이 낙엽들로 쌓여가는 
비 오고 바람 불어오는 이런 날이면 
손 하나를 꼭 쥐여 줄 사람 하나를 만나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벙거지 모자에 남루한 옷차림의 멋을 부리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파릇한 잎새에 성난 파도를 물어 별이라도 삼킬 듯 굼실거리며 
당신의 가슴을 쳐 왔던 바다의 아픈 이야기들을 
내게 들려줄 수 있고 나또한 하루가 멀게 내게서 피고 지는
꽃들의 숨은 이야기들을 당신에게 들려 줄 수 있는
마음편한 이런 사람이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한번만이라도 이런 사람을 다시 만난다면 
어눌한 미소로 인사를 나누고 담소를 나누며 호젓한 시골의 
신작로 길을 수런수런 걸으며 읍내의 오일장에라도 함께 가서 
질척이는 천막에 무수한 먼지 놈들이 담배들을 피워대는 
자욱한 연기속의 선술집이지만 김치 안주에 
막걸리 한 잔씩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그래서 어제가 즐거웠다면 내일은 거울 앞에 앉아
내가 날 보며  "나!,“ "어제 참으로 즐거웠었지?," 라고
내가 내게 물어 볼 수 있는 중년이고 싶습니다. 
내가 내게 물어볼 수 있는....
- 受天 김용오의 이런 중년이고 싶습니다 중에서 -  
출처 : 바람에 띄운 그리움
글쓴이 : 여행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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