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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기생의 손님 평가

오늘행복스마일 2018. 4. 9. 07:31

기생의 손님 평가

(妓家評客)


 .


한 고을에


매우 영리한 기생이 있었다.


그녀는 고을에서도 이름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니,


그 집은 항상 손님들로 떠들썩했다.


 .


하루는 기생이


늘 찾아오는 한 선비와


즐겁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조금 뒤 두 손님이 들어오자


다시 반갑게 맞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오늘 제 일진이 좋은가 보군요.


마장군(馬將軍)과 우별감(禹別監)


오래간만에 이렇게 오셨네요.


어서 올라오시지요."


 .


기생은 두 손님을 들이면서


먼저 와 있던 선비와


합석을 시키고는 술상을 내왔다.


.


그런데 먼저 와 있던 선비는


지금 온 두 사람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으나,


몇 번 만난 적은 있어


서로 인사를 나눌 정도는 되었다.







따라서 그들의 성씨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기생이 말하던 '마씨'와 '우씨'


아니었던지라


의문을 가졌지만


그 자리에서 물어보지는 않았다.


 .


기생이 그들에게 술을 권하며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또다시 두 사람이


대문을 밀고 들어섰다.


 .


이에 기생은


역시 반가운 얼굴로 뛰어나가며,


"여초관(呂哨官)


최서방(崔書房)도 오시는군요."


라고 말하면서


술자리로 안내하는 것이었다.


 





이 때제일 먼저 와 있던 선비는


또다시 의아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들어온 두 사람도


이미 알고 지내는 사이라


그들의 성씨를 모두 기억하고 있는데,


 .


역시 기생이 부르던


'여씨'와 '최씨'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것 참 이상한 일이다.


네 사람 모두 내가 알고 있는 성씨와


다르게 부르는데,


이 기생이


무슨 은어(隱語)를 쓰는 건가?


 .


아니면 내 기억이 잘못된 건가?'


선비는 이런 의문이 들었지만,


역시 그 자리에서 물어보기 쑥스러워


함께 술만 마시면서 잠자코 있었다.


 





이리하여 기생은 선비와 네 손님에게


많은 술과 좋은 안주를 권하여


모두들 얼큰하게 취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어울리다가,


 .


뒤에 왔던 네 사람이


먼저 일어나 가면서,


"우리들은 먼저 물러갑니다.


생원은 재미 많이 보구려." 하고는


야릇한 웃음을


남기고 물러가는 것이었다.



그들이 돌아가자


선비는 기생에게 물었다.


"내 아무래도 의문이 풀리지 않아


한 가지 물어봐야겠네.


 





자네는 조금 전 왔다간


그 네 사람의 성씨를


잘 모르고 있는 거 아닌가?


내 일찍이 그들과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인사 정도는 하고 지내는데,


 .


내가 알고 있는 그 성씨와


자네가 부르던 성씨가


모두 달라서 하는 말일세."


이렇게 선비가 진지하게 묻자,


기생은 깔깔대고 웃으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었다.


 .


"그 분들은 모두 소녀와 여러 번


잠자리를 해본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소녀가 그 경험을 가지고


붙인 성씨 들이지요.


이제 그 설명을 해드릴 테니


한번 들어 보십시오."




 


그리고 기생은 선비에게


술을 한 잔 권하면서 말을 이었다.


"그 '마장군'이란 분은


몸집도 크고 양근 또한 어지간히 커서


말 물건만하다고 하여 붙인 이름이고,


 .


'여초관이란 분은 몸집은 작은데


물건은 엄청나게 커서 당나귀와


비슷하니


'()초관'이라 한 것인데,


그 글자의 성씨가 없어 다만 음이


같은 '()'로 바꾼 것입니다.


1)() : 나귀 려.


 .


그리고 '우별감'이란 분은 내 배 위로 올라가서 일을 시작하자마자


그대로 끝내 버리니,


소를 닮았다2)하여


'()별감'이라 불렀는데,


2)소는 삽입과 동시에 사정이 일어남


역시 음이 같은 우()로 바꾼 것이며,


 





나머지 한 분은


계속 내 배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불안해 하니,


참새를 닮았다 하여


'()3)서방'이라 불렀는데,


글자가 닮은


()로 바꾼 것이랍니다."


3)() : 참새 작.


 .


이에 선비는


한 참 동안 웃다가 물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나는 어찌되는지 말해 주게나."






"서방님은 실속은 전혀 없으면서


날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공연히 왔다가 공연히 돌아가는,


다시 말해서


허송세월만 하시는 분이니 당연히


 '()4)생원'이라 부르고 있지요.


4)() : 빌 허.


그러나 이 글자 역시 성씨가 없어


'허생원(許生員)으로 바꿨답니다."



하면서 기생은


 선비를 바라보고 웃었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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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년나침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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