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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바흐 ‘요한 수난곡’(Bach, Johannes Passion BWV 245)

오늘행복스마일 2018. 8. 1. 19:11

바흐 ‘요한 수난곡’(Bach, Johannes Passion BWV 245)                 

   

   


       Bach, Johannes Passion BWV 245


          바흐 ‘요한 수난곡’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Ensemble Vocal de Lausanne

            Orchestre de Chambre de Lausanne

            Michel Corboz, conductor

            1977.10



 

                             Michel Corboz conducts Bach's Johannes Passion

                                     

                                                                   Part 1                                 

                                    

                                                                   Part 2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노래한 40곡으로 <요한 수난곡>을 구성했다. 이 대작은 제목 처럼 신약성경 요한복음 18장과 19장에 적힌 십자가에 못 박히는 예수의 수난을 그리고 있다. 1부는 유다가 군대와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에게서 얻은 아랫사람들을 데리고 예수를 결박해 끌고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예수의 제자 베드로는 결박당한 예수의 뒤를 따르지만 예수의 제자임을 세 번 부인한다. 예수를 부인한 베드로는 통곡의 눈물을 흘린다. <요한 수난곡>의 2부는 결박당한 예수가 빌라도에게 심판받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빌라도는 예수를 풀어주려고 하지만, 끝내 십자가에 못 박는 판결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으로 간 예수는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되고, 예수의 제자가 예수의 시신을 내려 무덤에 모시는 이야기로 수난곡은 끝을 맺는다.

신앙이  고양되는 수난곡

바흐의 <요한 수난곡>은 <마태 수난곡>과 더불어 오라토리오 풍 수난곡의 쌍두마차다. 한때는 ‘마태’와 ‘요한’이 으뜸’과 버금으로 각각 자리매김이 됐었지만, 요즘 클래식 음반계의 트렌드는 <마태 수난곡>보다는 <요한 수난곡> 쪽이 좀 더 각광받는 것 같이 느껴진다. 19세기에는 거의 연주되지 않았던 <요한 수난곡>이 현대에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흐의 <마태 수난곡>이 서사시적이고 명상적인 데 반해 <요한 수난곡>은 힘차고 격정적이면서도 내밀하다. <요한 수난곡>의 음악이 긴박감이 더 강하고 극적이며 고풍스러우면서도 감각적인 성격이 현대인들에게 인상적으로 어필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적인 감수성에 어필하는 격렬함과 극적인 성격을 갖춘 <요한 수난곡>은 바흐의 수많은 명곡들 가운데서도 새롭게 주목받으며 떠오르고 있다. 예수의 수난 장면을 격정적이고 심도 깊은 음악으로 표현한 수난곡.

<요한 수난곡>과 <마태 수난곡>의 성격 차이는 작곡 시기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요한복음과 마태복음, 두 복음서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6세기 이래로 내려오는 오래된 문서인 ‘4복음서 기록자를 하늘 보좌를 둘러싼 네 생물에 비유하는 견해’에는 복음서 기록자들을 생물에 비유하는 내용이 등장하는데, 이 문서의 내용을 끌어들여 바흐의 수난곡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는 경향도 있다.

고문서에서 ‘마태’는 인간에 비유되기 때문에 <마태 수난곡>은 첫머리의 합창 부터 인간적 슬픔으로 가득 차 있다. 첫 음악은 고난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예수를 애통해 하며 비탄에 잠긴 2중창으로 개시된다. 그에 비해 ‘요한’은 독수리에 비유된다. 독수리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향해 높이 날아오르는 생물이다.  수난 그 자체보다는 수난이 의미하는 영원한 진리를 전달하고, 그리스도의 내적 정신에 대한 통찰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흐의 두 수난곡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마태 수난곡>이 오페라 풍의 수법을 많이 구사해 음악적으로 화려한 데 비해 <요한 수난곡>은 신앙의 진지한 마음이 이루는 일관된 흐름을 강조한다. 그러다가 점점 감정적 흥분이 고조되며 짜릿한 일갈과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수난주간에 복음서의 수난 기사를 낭독하며 노래하던 관습은 4세기경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회에서는 종려주일에는 ‘마태’를 낭송하고 성수요일에 ‘누가’를 낭송했다. 뒤이어 9세기경에는 성화요일에 ‘마가’, 성금요일에 ‘요한’이 추가되어 사용되었다. 이후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변화가 일어났는데, 종려주일에는 ‘마태’, 성금요일에는 ‘요한’을 연주하는 관습이 정착되어 기준이 되었다. 가톨릭 시대 단선율의 수난 성가는 물론이고, 르네상스 시대 모테트 풍 성가라면 악곡 전체의 길이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래서 연주시간에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바로크 시대에 들어와서는 사정이 달라졌다. 바로크 후기에 이르면 긴 오라토리오 스타일의 수난곡이 등장하게 된다. 이런 장대한 수난곡은 일반인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지만, 긴 연주시간 때문에 한 번 있는 수난주간 동안 여러 개의 수난곡을 다 연주한다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바흐에 앞서 라이프치히 성 토마스 교회의 전임 칸토르였던 쿠나우는 성금요일에 4복음서 중 하나의 복음서를 바탕으로, 하나의 수난곡만을 연주하는 관습을 만들었다. 바흐도 그 규칙에 따라서 성금요일에 연주할 <요한 수난곡>과 <마태 수난곡>을 각각 작곡했던 것이다.

       그뤼네발트 ‘십자가 처형’ 1515, 목판에 유채, 589x336cm, 운터린덴 미술관

 

요한복음으로 구성된 텍스트

바흐는 1724년에 <요한 수난곡>을 작곡했지만, 악보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초연 연도도 확실하지는 않지만, 1724년 4월 라이프치히의 니콜라이 교회 오후 예배시간에 초연되었다는 사실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는 정도다. 바흐는 이후에도 몇 번에 걸쳐 이 곡을 다시 연주했지만, 재연할 때 마다 상당히 많은 부분을 손질했다. 1830년 출판되었을 때의 형태가 오늘날 친숙해진 곡의 형태를 이루었다고 할 것이다. 역시 대곡인 이 작품은 1부와 2부 각 1시간씩 약 2시간의 러닝타임으로 연주된다. 연주자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독창 네 명과 4부 합창을 필요로 한다. 독창자 중 복음사가는 테너, 예수와 베드로와 빌라도는 베이스가 맡는다. 관현악 편성은 플루트 2, 오보에 2(오보에 다 모레, 오보에 다 카치아를 겸함), 바이올린 2, 비올라 다 모레 2, 비올라 다 감바, 류트(또는, 오르간 아니면 쳄발로), 바소 콘티누오로 이루어져 있다.

가사는 복음서 말씀과 코랄 가사, 자유 가사로 구성됐다. <요한 수난곡>의 복음서 말씀은 요한복음 18장 1절 부터 19장 42절 까지를 사용했고, 마태복음의 일부도 들어가 있다. 12c곡에 마태복음 26장 75절이, 제33곡에는 마태복음 27장 51~52절이 사용됐다. 자유 가사 중에서 제7, 19, 20, 24, 32, 34곡은 브로케스의 가사에, 제22, 30곡은 하인리히 포스텔의 가사, 그리고 제13곡은 바이제의 작사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 확인 됐다. 글 서두에도 언급했다시피 곡 전체는 크게 1부와 2부 두 부분으로 나뉜다. 바흐 시대에는 두 부분 중간에 설교가 행해 졌다고 한다. 바흐 자신은 그 이상의 구분은 하지 않았고, 곡에 번호를 붙이지도 않았다. 바흐 구전집의 통상적인 번호와 바흐 신전집의 번호는 서로 달라 혼동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신번호(구번호)의 형식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출처 : 바람에 띄운 그리움
글쓴이 : 청송1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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