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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당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신인 여배우는 누구였을까?
굳이 요즘으로 비교해 말하자면 문근영,박한별을 능가하는 인기로 대중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은 여배우가 있었으니 바로 김진아(1963년생)다. 검게 그을린 듯 구릿빛 피부와 서구적인 강렬한 마스크를 갖춘 그녀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출중한 연기력과 끼를 마음껏 분출시켰다. 거침없고 당찬 이미지를 선보인 김진아는 당시 최고의 여배우로 각광받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말 골든타임 쇼오락프로그램의 여자 진행자는 응당 급부상한 톱스타의 몫이었으니 바로 김진아의 자리였다. 당시 간판 쇼오락프로그램이었던 ‘MC-쇼 일요특급’과 ‘토요일 즐거워’를 통해 4년 동안 김진아는 안방 시청자들에게까지 폭넓은 사랑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드봉화장품 CF모델로도 발탁될 만큼 그녀는 전형적인 스타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이렇게 김진아를 정상에 올려 놓은 것은 바로 영화 ‘수렁에서 건진 내 딸’(1984·감독 이미례)이었다. 수도여고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김진아는 콜로라도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재학 중 잠시 귀국했다가 우연한 기회에 ‘겨울여자’(주연 장미희)의 김호선 감독을 만나 행운을 거머쥐게 되었다. 당시 청소년 비행물을 다룬 영화 ‘수렁에서 건진 내딸’에 출연하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다.
영화 ‘수렁에서 건진 내딸’에서 보여주었던 김진아의 강렬한 눈빛 연기와 거침없는 다이얼로그는 배우로서의 그녀를 높이 평가하는 데 이견이 없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피는 속일 수 없다고 했는가. 지난 98년 작고한 영화배우 김진규가 바로 그녀의 아버지였으니 대를 이어 명연기를 펼친 셈이다.
김진아를 일약 스타로 만들었던 ‘수렁에서 건진 내딸’은 그 인기에 힘입어 2년 뒤 속편으로 이어졌는데 김호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지금의 톱스타 김혜수가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진아는 그후로 ‘창밖엔 잠수교가 보인다’ ‘야훼의 딸’ 등을 비롯해 20여편의 영화에 출연해 색깔 있는 연기자로서의 탄탄한 입지를 구축해 나갔다.
지난 2000년,미국의 한 금융인과 국제 결혼을 한 김진아는 최근 아기를 입양해 키우겠다고 공식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그녀의 떳떳하고 용기 있는 행동에 많은 팬들은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수렁에서 건진 내딸’에서 보여준 김진아의 그 대담하고 리얼한 연기의 향기를 못내 그리워하는 수많은 팬들은 그녀의 화려한 복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 터이다. 김진아의 그 거침없는 대사와 강렬한 눈빛을 말이다.
/연예 칼럼니스트 강태규 www.writerk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