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섬마을 선생님 (1967)
영화: 섬마을 선생님
감독: 김기덕
개봉일: 1967년
주연: 오영일(명식), 문희(영주), 안인숙(수연), 이낙훈(중갑)
월남전에서 돌아온 의대생 명식(오영일)은 휴학을 하고 섬마을로 내려가 학생들을 가르친다. 명식은 부하 권상병이 전사한 것에 깊은 자책감을 갖고 그의 유언대로 섬마을 사람들을 계몽하고 진료해주려 노력한다. 그러나 문명과 단절된 섬의 주민들은 명식의 의도를 오해하고 그를 섬에서 몰아내려고 한다. 죽은 권상병 여동생인 영주(문희)만이 명식의 뜻을 헤아려 진료소 일을 돕는다. 영주에게는 성실한 약혼자 중갑(이낙훈)이 있고 명식이게도 서울에 두고 온 약혼녀(안인숙)가 있지만, 마을 청년들은 둘의 사이도 오해하고 명식을 구타하고 진료소의 약품을 쓸어버린다. 가르치고 치료하는 일보다 먼저 편견과 무지, 오해의 벽을 넘어서는 게 명식의 과제가 되었다. 섬마을 선생 명식은 부하의 유언을 차마 잊을 수 없어서 그 모든 시련을 꿋꿋이 참고 견딘다.
KBS 교육방송의 미덕은 이렇게 오래된 우리영화를 보여준다는데 있다. 나의 마음속의 연인인 문희의 젊은 20대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지금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촌스런 어촌의 벽촌 처녀로 나오지만 여전한 미모 그 촌스런 복장에도 불구하고 촉촉한 눈망울과 당시 뭇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던 여전한 아름다운 모습. 의대생 명식역을 맡은 오영일은 당대 최고의 남자 배우였다. 아쉽게도 그가 일찍 영화계를 떠나지 않았다면 아마 신성일 이상의 영향력을 가졌을 그런 배우였다.
이미 고인이 된 이낙훈을 스크린에서 젊은 청년의 모습으로 만난다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영주(문희분)와 약혼한 사이인 중갑(이낙훈분)은 섬마을 선생님이 나타나면서 그를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영주가 못마땅하지만 영주는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고 명식을 도운다.
서울의 약혼녀 수연(안인숙분)의 반대에도 낙도에서 가난과 무지에 빠진 사람들을 구호하던 명식과 그를 돕는 영주 사이에도 자연스러운 애정관계가 발전하는 듯 싶은 순간에 찾아오는 수연의 모습.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명식에 대한 오해가 해소되면서 스스로 자활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면서 명식은 섬마을을 떠나게 되는데 영주는 명식이 떠나는 순간까지 항구에서 나무에 몸을 기대고 그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떠날줄을 모른다.
영화 속에서는 섬마을을 남해의 낙도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실제 촬영장소는 인천 근해의 섬인 '대이작도'였다고 한다. 이 섬에는 최근까지도 영화 속에 나오는 학교가 그대로 보존돼 있다고 한다. 배우 문희가 영화 속에서 손을 짚었던 나무는 ‘문희 나무’로 소개할 정도로 마을 사람들의 애착도 남다르다.
이 영화의 탄생은 이 영화가 만들어직 3년전 즉 1964년에 전국을 휩쓸었던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의 폭발적 히트 덕분이다. 당대 최고의 히트곡이었던 이 노래 덕택에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졌는데 아름다운 낙도의 섬을 배경으로 한 주연배우 오영일의 조각같은 얼굴과 문희의 청초한 아름다움이 어울려진 한 폭의 그림같은 영화였다.
봐도봐도 질리지 않는 문희의 청초함은 이 영화를 보는 백미였다. 필적할 만한 미인이었고 라이벌 배우였던 남정임같은 섹시한 눈매가 아닌 선한 눈매이다. 그래서 순수하고 청초해보인다. 이제 60이 넘었을텐데 어떻게 변했을까 그 모습이 너무도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