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예술문화

[스크랩] 영화 "시" 를 소개합니다...

오늘행복스마일 2019. 1. 22. 18:39

                    

 

  경기도의 작은 도시에 살고 있는 65세의 여인 미자(윤정희)는 딸이 맡긴 중학생 손자 욱이(이다윗)와 단둘이 살고 있다. 그녀가 '회장님'이라고 부르는 강노인(김희라)네 집에서 파출부 일을 하는 것으로 생계를 꾸려가고 있는 그녀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될 만큼 넉넉치 못한 형편이지만, 꽃을 좋아하고 단장하길 좋아하는 나이보다 훨씬 어리고 풋풋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요즘 부쩍 말을 하게 되면 특정 단어를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잦아 당황스럽다. 그러던 차에 동네 문화원에서 김용탁 시인(김용택)의 시 강좌가 있음을 알게 되고, 시가 너무 배우고 싶어진 미자는 강좌에 등록하게 된다.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좋은 시를 짓기 위해 주변의 사물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미자는 세상을 보다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된다. 그런데 그 무렵 여중생이 강물에 투신한 사건이 드러나고, 그 배경에 또래 남학생들의 집단 성폭행 사건이 있음이 밝혀진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그 용의선상에 있는 남학생들 중 욱이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미자는 알게 된다. 갑작스럽게 다가온 충격적인 진실과 감당하기 힘든 현실 앞에 미자는 좌절을 겪는다. 세상을 아름답게 보려고만 해도 모자랄 판에, 자꾸 세상의 어두운 모습들이 미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다.

 

이런 현실 앞에서 미자에게 아름다운 시를 짓는다는 것은 아이러니 투성이다. 세상이 그 어느 때보다도 나에게 아름답지 못한데, 아름다운 시를 쓰라고 나의 마음은 자꾸 재촉을 하니, 시가 써지지 않는다고 엉엉 울 법도 하다. 하지만 그런 몸부림의 과정에서 미자는 조용히 배워간다. 그렇게 자신을 향해 현실과 마음이 던지는 이중고는 그녀로 하여금 아픔을 내치지 않고, 공허하게 꿰뚫어 보지도 않고, 내 안으로 품게끔 하기 위한 하나의 관문이었음을 말이다. 쓰디쓴 아픔도 내 삶이 지닌 하나의 결을 형성하는 또 하나의 아름다움임을 깨닫기 위한 과정이었음을 말이다. 자신을 짓누르던 아픔에 점점 초연해지면서, 미자는 그렇게 시를 완성해 나간다.

 

비웠기에 채울 수 있었던, 이창동 감독과 윤정희가 말하는 ‘미자’
처음에 그들이 생각한 미자는 서로 조금 달랐다고 한다. 이창동 감독이 만들어낸 미자와 윤정희가 그리려고 한 미자. 그러나 촬영이 시작된 순간, 미자는 하나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윤정희는 자신의 역할이 본명과 동일한 ‘미자’라는 것에 놀랐고, 이창동 감독은 <시>를 위해 미자가 아닌 다른 이름은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윤정희의 남편인 백건우는 말한다. 미자가 어쩜 이리도 윤정희와 닮았느냐고…

‘미자’는 쉽게 규정지을 수 없는 캐릭터이다. 60대의 나이지만 소녀 같은 순수함을 가진 미자. 그러나 그 내면에는 바닥을 알 수 없는 깊이가 숨어 있다.

이창동 감독은 그 동안 너무도 많은 작품 활동으로 본인만의 연기 스타일을 형성해온 윤정희이기에 그런 미자 연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지만 윤정희란 배우는 마음이 열려 있어, 자기 본연의 것을 버린다는 것에 대한 저항이 없었다고 말한다.

속으로는 강하고 어떤 절절함을 품고 있지만, 내색하지 않는 모습. 이것이 이창동 감독이 말하는 윤정희와 미자의 닮은 점이다.

윤정희 또한 미자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우고 백지 상태가 되어 이창동 감독의 자연스러움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말한다.

그렇게 윤정희는 타고난 순수함으로 인해 세상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가슴속으로 삼키는 ‘미자’로 다시 태어났다.

<시>에서 만나는 특별한 조연들
하나, 김용택 시인
어디서 본 듯한 얼굴이다. <시>에서 미자가 다니는 문화센터의 시 강사는 바로 ‘김용택’ 시인이다. 우리 나라 대표 시인으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섬진강 시인’이라고도 불리는 김용택 시인이 영화에 도전한다. 실제 시인이 시 선생님으로 출연하는 것. 이것만큼이나 가장 확실한 캐스팅이 어디 있을까. 생애 첫 연기에 도전하는 김용택 시인의 유쾌한 ‘시’ 강좌가 기대된다.


둘,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김희라
김희라는 <마부> 등으로 아시아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故김승호의 아들. 1969년 영화 <독 짓는 늙은이>로 연기자로 데뷔한 그는 연예인 2세 시대를 화려하게 열었던 장본인이다. 이후 김희라는 <깃발 없는 기수> 등의 수많은 영화를 통해, 김희라만의 선 굵은 연기를 선보였다. 김희라는 특히 액션연기의 일가를 이루며 박노식의 뒤를 잇는 액션 명배우로 인기를 끌었다.

영화 <시>에서 김희라는 미자가 간병하는 ‘강노인’으로 등장한다. 그가 맡은 배역은 한마디로 ‘무력해진 ‘마초’이다. 권위의식, 지배욕, 남성주의를 가장 현실적으로 표현할 줄 아는 배우. 이창동 감독이 김희라를 택한 이유이다.


셋, 맛깔 나는 연기 ‘안내상’
드라마 <조강지처 클럽>을 통해 더욱 유명해진 배우 ‘안내상’. 그는 오랜 무명 생활을 벗고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미 영화 <오아시스>에서 설경구가 연기한 홍종두의 친형역할로 이창동 감독과 호흡을 맞춘 안내상이 다시 한번 이창동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요즘엔 TV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로 수많은 아줌마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그가, 영화 <시>에서 또 어떤 맛깔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게 될지 주목해 볼 만하다.

출처 : 혜 성 공
글쓴이 : 한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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