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묵상비움

[스크랩] 물같이 바람같이

오늘행복스마일 2015. 12. 23. 09:20

명상음악 

물같이 바람같이

  

끝이다
비포장 신작로를 걸어 구불구불 비뚤어진 오솔길도 지났다
등 굽은 할머니가 장에 가다 한숨지며 철 퍽 앉아

쉬었을 언덕, 내려앉은 구름을 지고 올라가는 길
가파르고 힘들지만 올라야 하기에
밟힐 듯 보이지 않는 개미처럼
제 덩치보다 몇 배 큰
나뭇잎을 물어 나르듯 생의 짐을 졌다

 

바로 앞이다
나뭇지게의 육중함을 이겨낸 아버지, 흐른 땀이 흘러

지게 끈을 적실지라도 작대기 지팡이 삼아

힘겹게 걸었던 이 길
너와 나,
누구나 가야 할 길이다

 

종점이다
가을 단풍이, 겨울에 살아남기 위한 몸만들기 하듯
햇살에 엽록소를 태워 낙엽을 떨군다
서서히 종착지를 향한 생의 한가운데 서서 무얼 망설이는가,

바람을 몰아 마시자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는 찰나,
끝이다.

 

출처 : 바람에 띄운 그리움
글쓴이 : 소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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