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거룩한삶

[스크랩] 삶의 공식

오늘행복스마일 2018. 3. 28. 07:37
차 한잔의 사색


*◐ 삶의 공식 ◑* 

세상에 근심 걱정 없는 사람이 어딨으랴
한두 가지씩의 근심 걱정거리를 안고
사는 게 삶이더라
사노라니 근심에 여위어가고 걱정에 늙어지더라
생(生)의 날 선, 칼날에 베인 상처를
홀로 감당하는 게 인생이더라    
더불어 사는 세상은 조금 덜 아픈 사람이
조금 더 아픈 사람을 위로하는
인정(人情)도 품앗이더라
욕심을 거두니 아름다운 세상이 보이더라
마음을 비우니 행복이 찾아들더라
자신을 낮추니 모두가 소중히 여겨지더라
가슴에 걸었던 빗장을 뽑으니
세상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더라
삶에도 산술(算術)적인 공식(公式)이 있더라 
행복은 곱하고 불행은 나누며
기쁨은 더하고 슬픔은 빼가며
사는 게 정답이더라. 

/ 주응규

 

 행복한 삶의 공식 


"행복한 삶의 공식이 있을까?"
1937년 하버드의대 교수였던 알리 복(Arlie Bock)은 이 질문에 대답하고자 노력한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는 하버드대 2학년 학생들 중 가장 똑똑하고 야심차며 적응력이 뛰어난 268명을 선발하여 이들의 인생을 연구하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백화점 재벌이었던 W.T. 그랜트(Grant)의 지원을 받음으로서 '그랜트연구'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 범상치 않은 시도는 장장 72년에 걸쳐 계속되었고, 잘 사는 삶의 일정한 공식을 밝혀내게 됩니다.

연구진에는 하버드대 생리학, 약학, 인류학, 심리학 분야의 최고 두뇌들이 동원되었으며, 연구 대상이 된 268명의 학생들은 2년마다 설문에 참여하고 5년마다 신체적인 건강 검진을 받았습니다. 이들의 정신적 건강 수치 또한 수시로 체크되었고, 15년마다 개인 상담을 받도록 했으며, 연구 대상자 가족들도 대상자에 대해 관찰하며 연구에 참여했습니다.

그랜트연구는 특정 개인의 역사를 추적한 종적 연구의 최고봉이라고 평가될 만큼 해를 거듭하며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졌고, 268명의 인생을 268개의 마이크로필름에 완벽하게 재현해 낸 결과를 낳았습니다.  개개인의 인생사를 너무도 상세하게 다룬 연구인만큼 연구 대상자는 모두 익명으로 보호되었지만, 훗날 이들 중에서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유명인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연방 상원의원에 도전한 사람이 4명이었고, 유명한 소설가도 있었습니다. 전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John F. Kennedy)와 닉슨의 워터게이트사건 보도를 총괄 지휘했던 벤 브래들리(Ban Bradlee)도 그랜트연구에 끝까지 참여한 하버드생들이었습니다.

"삶을 배우려면 일생이 걸린다"는 세네카의 말처럼 그랜트연구가 보여주는 하버드 졸업생들의 삶은 그들이 선발되었던 이십 세 때와는 상반된 양상으로 풀려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베일런트 교수는 이들의 인생을 달라지게 한 원인 중 하나로 심리적방어능력을 꼽았습니다. 다쳐서 피가 났을 때 우리 몸이 혈액을 응고시키는 시스템을 가동시켜 상처를 치료하듯이, 인생을 살면서 겪게 되는 본질적인 고통에도 심리적방어시스템이 잘 작동하는지가 인생의 성패를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고통에 적응하는 성숙한 자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어떤 시련 앞에서도 삶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갔습니다. 반대로 심리적방어능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람들은 외부적으로 성공한 삶을 살았지만 스스로 행복하다고 평가하지 못했고, 이는 약물중독과 알콜중독, 때로는 자살로 이어졌습니다.

".... 과학의 잣대도 숨을 죽일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삶은 미묘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브룩스(David Brooks)가 그랜트연구를 평가한 말입니다.

베일런트 교수는 "어떠한 데이터로도 밝혀 낼 수 없는 극적인 주파수를 발산하는 것이 삶"이라며 "과학으로 판단하기에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숫자로 말하기엔 너무나 아름답고, 학술지에만 실리기에는 영원하다."는 말로 그랜트연구를 정의했다고 합니다.

그랜트연구가 위대한 업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인간의 삶이란 그 사람의 어느 한 때만을 가지고는 절대로 평가할 수 없는 복잡하고도 미묘한 것이었다는 것을 밝혀낸 데 있습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다." 베일런트 교수가 반세기가 넘는 그랜트연구를 통해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72년 동안 찾아 헤맨 '행복한 삶의 공식'은 바로 행복은 가까이 있는 것, 즉 우리를 둘러 싼 인간관계이자 그들과 나누고 가꾸어가는 사랑이었습니다.

다음은 그랜트연구가 밝혀 낸 사람이 행복하게 늙어가는데 필요한 일곱 요소를 정리한 것입니다.

     1. 고통에 적응하는 성숙한 자세
     2. 교육
     3. 안정적 결혼 생활
     4. 금연
     5. 금주
     6. 운동
     7. 적당한 체중

     행복이란 실제로 이토록이나
     상식적인 범주에 속하는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 [Anatomy of Happiness: 행복의 해부]

  행 복 談 論  



"행복은 생존을 위한 지침서일 뿐 상장(賞狀)이 아니다. 행복해야 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라." 서은국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그의 책 '행복의 기원'에서 역설한 구절이다. 서 교수의 행복론은 생물학적 또는 진화론적 관점이기에 오히려 평범한 소시민들에게 편안하고 공감이 가는 이론인 것 같다. 그는 행복해야 한다는 명제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도록 설계됐을 뿐이라고 말한다. 어쩌면 행복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또 거기서 만들어지는 관계라는 논리가 정립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의 말대로 행복은 도달했다고 상장을 받는 일은 아니다. 이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해주는 지침서일 뿐이다. 실체가 없는 행복에 도달하는 한계치가 존재할 리가 있겠는가.

대부분 삶의 궁극적 목표는 행복이라고 믿고 또한 지향하며 산다. 사람이 태어나 죽는 순간까지 행복을 꿈꾸며 열심히 질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행복은 딱히 ‘이것이다.’ 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은 지극히 주관적인 정의라서 저 멀리에서 무지개처럼 손짓하고 있는 것 일게다. 분명한 형체도 없고 한눈에 볼 수 있게 도식화 할 수 없는 것, 그렇기에 누구도 남의 행복의 척도나 질량을 평가할 수도 없다. 결국 내 주관적인 잣대로 만족하면 되는 것이기에 오히려 모든 인간에게 공평한 목표치가 된다고 말하면 조금 난해한 주장일까.

많은 재물을 갖는 것에 행복의 목적을 둔 사람, 명예나 권력에 목적을 둔 사람. 모두 그 나름의 노력을 할 것이다. 그러니 재물이나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을 무조건 나무랄 일도 아닐 것이다. 또한 부자가 가난한 사람들을 비난 할 일도 아니다. 무엇을 지향하는 것이 더 옳다고 말 할 수 없다. 자신의 주관과 잣대로 판단하니 말이다. 마음의 평화와 자기 만족감이 행복의 가장 최우선 척도가 되는 것, 결국 균형 감각이 필요할 것이다.

근래 대한민국 사람들은 '행복'과는 멀어 보인다.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계속되는 취업난과 경기침체 등에 지칠대로 지친 상태다. 또한 2003년 이후 줄곧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오명도 갖고 있다. 젊은이들은 이런 우리나라를 '헬 조선(지옥 같은 한국)'이라고 부른다. 그러다보니 결국 그들은 자기 행복과 만족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그것은 소소하게 낭비하기, 홧김비용, 탕진잼 (모아봐야 얼마 되지도 않으니 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나 누리자는 뜻)이다. 일명 '시발비용'으로 통용되는 홧김비용은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충동적인 소비를 뜻한다. 상당수가 충동구매로 이뤄지지만, 그리 큰돈이 아니어도 되는 경우가 많기에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게 생각한다. 당장 필요하진 않지만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관람하며, 달달한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취향에 맞는 캐릭터 상품을 구입한다. 또 버스 대신 택시를 타며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다. 홧김비용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해방구로 통하고 있으니 어찌 보면 자못 씁쓸하기도 하다. 결론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평가가 '행복'과 멀다는 사실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학력이나 재력, 권력 유무를 떠나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권리다. 또한 어떤 것에 행복의 정의와 그 가치를 두는가도 개인의 선택이다. 건강하게 적당한 재물을 소유하며 좋은 인간관계를 이루는 것이 일반적이고 긍정적인 행복의 조건인 것 같다. 더구나 100세 시대에 이러한 행복의 조건은 더욱 의미 있어질 것이다.

학자들은 인문학을 통해 보다 참신하고 긍정적인 행복의 진정한 정의를 강의하고 사람들은 그 안에서 자기만의 행복론을 정립하며 각자의 삶을 꾸려 가면 되는 것이 아닐까.

행복은 언제나 내 가까이 있고 내 마음 안에 있다는, 너무나 평범하지만 또한 구시대 법전 같은 정의가 더욱 마음에 와 닿는 요즘이다. 별 일없이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는 소소한 행복.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같은 미래에 그나마 숨통 트이는 삶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 좋은 글 중에서

행복을 자신의 두 손안에 꽉 잡고
있을 때는 그 행복이 항상
작아 보이지만,

그것을 풀어준 후에야
비로소 그 행복이 얼마나 크고
귀중했던지 알 수 있다.


/ Maxim Gorky

출처 : 바람에 띄운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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