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은 두 곡이 있습니다.
<피아노 협주곡 2번>이 먼저 작곡되었고, 뒤이어 <1번>이 작곡되었습니다.
작품번호의 순서가 바뀐 이유는 출판순서가 앞뒤로 바뀌었기 때문.
즉, 쇼팽이 19세가 되던 1829년 가을부터 1830년 초에 걸쳐,
비슷한 시기에 연달아 두 곡이 작곡된 것이지요.
두 협주곡에는
청년 쇼팽의 섬세한 감수성과 신선한 감각,
그리고 현란한 기교가 그대로 나타나 있습니다.
1829년 10월. 쇼팽은
그의 친구 ‘티투스 보이치코프스키(Tytus Woyciechowski)’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나는 드디어 나의 이상형을 만났다네.
하지만 아무런 말도 못하고 벌써 6개월간 끙끙 앓고 있어.
나는 종종 그녀의 꿈을 꾸지.
그리고 그녀에 대한 상상 속에서 나의 새로운 협주곡의 아다지오 악장을 작곡했다네.”...
그가 이 편지에서 언급하고 있는 새 협주곡이란 그의 <피아노 협주곡 f단조>
즉, 쇼팽의 첫 번째 피아노 협주곡인 <2번>을 지칭한 것입니다.
쇼팽의 첫사랑이었던...
아름다운 소프라노 가수 ‘콘스탄차 글라드코프스카(Konstanze Gladkowska)’에 대한
쇼팽의 사랑을‘ f단조 협주곡’의 느린 악장으로 감미롭게 표현한 것이지요.
f단조(2번)에 이어 곧바로 작곡된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e단조(1번)>의 2악장 ‘로망스’를 작곡하면서도...편지는 계속됩니다.
“새 협주곡(1번)의 아다지오 악장은 E장조일세.
이 악장에서는 어떤 강렬한 힘보다는 조용하고 애수 띤 로망스를 나타내려 했지.
이 로망스는
달콤한 기억들을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장소들에
부드러운 눈길을 보내는 것과 같이 표현해야 하네.
또 은은한 달빛이 비치는 어느 봄날 밤의 꿈과 같이 연주해야만 하지.
그래서 오케스트라 역시 약음기를 낀 채 연주한다네.”
e단조의 협주곡을 작곡하던 당시에도 콘스탄차에 대한 사모의 정을 계속 있었던 쇼팽은
어쩌면 약음기를 낀 오케스트라의 부드러운 음색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피아노의 서정적인 선율로서
그의 애틋한 마음을 절실하게 표현하고자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타고난 내성적인 성품으로 인해
그녀에게 감히 사랑을 고백할 수 없었던 쇼팽은
...결국, 새로운 음악과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국 폴란드와 사랑하는 여인을 뒤로 하고 떠나야만 했습니다.
쇼팽의 나이 스무 살(20세) 때의 일입니다.
<피아노 협주곡 e단조(1번)> 2악장 ‘로망스(Romance : Larghetto)’는
경이로운 선율로 가득한 야상곡풍의 악장입니다.
약음기를 단 바이올린에 의해 짧은 서주가 제시된 뒤,
칸타빌레 주제의 피아노가 등장하여
아름답고 깊은 내면의 소리를 표현해 내고 있습니다.
빈번하게 등장하는 자유로운 꾸밈음들이
이 곡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더욱 빛나게 해 주고 있습니다.
[전 곡 듣기]
00:43
21:08 E major)
30:57E major)
Encores:
40:46
4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