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꿈지혜

[스크랩] 우주를 품고 시공(時空)을 사유(思惟)

오늘행복스마일 2018. 11. 10. 11:43





우리는 적지 않은 삶을 살아 왔다.
적지 않은 책을 보아 왔다.
누군가 "당신이 봤던 책중에 최고의 책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단 1초의 주저함도 없이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라고 말할 것이다.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유명한 책이긴 하지만 누구나 알아주는 고전은 아니다.
베스트셀러긴 하지만 독자층이 한정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인생 최고의 책으로 꼽는 이유는 "코스모스"를 보기 전과 보고난 후의 내 삶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람이 해야 할 것은
자기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명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나는 무엇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져준 책이 바로 "코스모스"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갈 것인가!
나는 별에서 왔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 우주가 만들어질 때부터 존재 했음을 알게 되었다.


자기 독백식 종교적 신념과도 같은 이말이 너무도 명백한 과학적 실제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내가 어디에서 왔으며 어디로 갈지도 알게 되었다.
코스모스를 다 읽던 날..
그 날의 감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정말 세상이 달라 보였다.


나를 이루는 피와 살과 뼈~
주변을 둘러 보면 볼 수 있는  건물, 자동차, 산과 바다~

그렇게 삼라만상의 모든 것!
이 모든 것을  이루는 기본 원소인 수소는 138억년 전 빅뱅과 함께 태어났고
그 보다 무거운  100여 가지 물질은 우주가 진화하면서 만들어졌다.


태양과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별!
별을 이루는 물질은 대부분  우주에서 가장 단순한 원소인 수소로 이뤄졌다...
수소가 고온 고압에 의해  핵융합을 하고 열과 빛을 내뿜게 되면서 그 결과물로  헬륨을 만들어낸다.
수 십억년 동안 수소를 태우며 빛과 에너지를 내뿜던 별이 생을 마감하고 격렬히 폭발 하면서  여러 물질들을  만든후에 우주로 토해낸다. (초신성 폭발)

뻥튀기 아저씨는 쌀로 펑뛰기를 만든다면

별은 폭발하면서 수소 원자로   탄소, 산소, 질소, 규소 등 세상을 이루는 모든 물질을 만들어 낸다.


지금부터 약 50억년 전 어느날 우리 은하 한쪽 귀퉁이에서 수명을 다한 별이 생을 마감하면서 폭발했다.
별의 폭발로 수 많은 원소들이 만들어지며 우주로 흩뿌려 졌고  그 폭발의 충격으로  그 주위에 있던 먼지인 성간 물질에 자극을 주었다..
서서히 구름이 몰려오듯 우주 먼지들이 서로 뭉쳐지면서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회전하면서 모여지고 , 모여들고 뭉쳐지면서 거대한 가스덩어리가 만들어져 갔다.
고온 고압에 의해 수소원자가 핵융합을 시작하면서 열과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태양이다.  지구에 생명을 선사하는 태양은 그렇게 탄생한 것이다.


수소보다 무거운 먼지들이 태양 주위를 돌면서 서로 뭉쳐진다..
작은 먼지에서 큰 먼지로, 돌맹이에서 바위로..

그렇게 서로 모이고 뭉쳐져 수성이 되고 금성이 되고 지구가 되고 화성이 되었다.
그리고 가벼운 가스들은 목성, 토성과 같이 거대 가스행성이 되어갔다.
태양의 자식인 태양계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제 태양이 만들어지고 지구가 만들어지고 46억년이 흘렀다..
태양속 수소는 46억년 동안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핵융합을 하면서  빛과 에너지를 내뿜고 있다..
그 에너지를  받은 지구는 그동안 수 많은 생명체를 만들어 냈다.
박테리아부터 공룡, 원숭이와 인간까지...  

이들 생명체는 형태만 다를 뿐이지 모두들 몇가지 원소와 에너지의 조합이다.


오늘날 지구상에는 약 70억의 인간이 살고 있다...
그 많은 인간중에 150년 전에도 존재한 이가 있을까?

그 누구도 인간으로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모두들 그 무엇으로는 존재했다.


인간을 이루는  피와 살과 뼈는 대부분 탄소, 수소, 질소, 산소와  기타  몇몇 원소의 조합이다.
모두 별에서 만들어졌거나  우주가 처음 태어날 때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렇다. 나를 이루고 있는 물질은 오래전 다르게 존재했었다..

때론 흙으로 풀로 나무로 동물로... 
혹은 다른사람의 살과 뼈를 이루고 있었으리라...
6000만년 전에는 어떤 공룡의 살과 뼈였을 것이다..


앞으로 100년이 지나면 오늘도 숨쉬고 있는 70억 인간은 대부분 죽겠지만  태양이 타오르는 한 에너지가 뭉쳐지고 흩어지면서  계속 형태를 바꿔가며 지구 어디에선가  존재 할 것이다..
태양의 수명이 다하는 50억년 동안 말이다..


그리고 50억년후..
태양이 수소를 다 태우면 태양은 서서히 부풀어 오르게 된다. 적색거성 (red giant star)
태양이 커지면서 수성을 삼키고 금성도 삼키고 지구까지 삼키게 된다..
지구는 결국 태양에 녹아 들어가 사라지게 된다..
지구를 삼킨 태양은 언제가 수명을 다하면 먹었던 물질을 우주로 토해내고 그 물질은 또다른 별 탄생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내가 잠시 빌려쓰고 있는 나를 이루고 있는 물질은 100억년 후에는 우주 어디에선가 또 다른 사연을 간직한 그 무엇이 되어 있으리라..


태양은 지구보다 130만배나 크다.
그런데 이 우주에 태양과 같은 별은 바닷가의 모래, 사막의 모래  아니,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모래알보다 훨씬 많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지구는 얼마나 작은 존재일까..

"세상은 넓고 할일이 많다?" 세상이 넓긴 뭐가 넓어~  
우주를 생각하면 이런 말이 웃겨 보인다.
삶의 희노애락에 크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


지구 나이를 1년  열 두 달 365로 생각하면 나는 단 1초도 못 살고 간다.
그냥 잠시 스쳐가는 것이다.
잠시 존재하다 사라지는 것이 우리내 인생임을 알게 되면 삶이 진지해 진다.


삶의 주제는 "무엇을 소유하다 가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알고 가느냐"다
"없는 것을 소유 할 때"보다 행복 할 때는 "모르던 것을 알때" 이다.
우주를 품으면 "만수르"가 부럽지 않고 명품백 하나 없어도 부끄럽지 않게 된다.


To Have or To Be
소유냐 삶냐!
소유해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니라 , 살아 가는 것이 인생이다.

살아가는 것은  알아가는 것이다.


나는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어렴풋이나마 알게 되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세상이 작아 보인다.

우주를 품고 시공(時空)을 사유(思惟)하라!


그대의 삶이 한껏 진지해지고  풍성해지리라.






글쓴이 : 카이사르21





 

출처 : 바람에 띄운 그리움
글쓴이 : 무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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