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나라고의 마지막 영화였다...ㅋㅋㅋ
근데 이전 와나라고 영화들과는 다른 느낌... 우선 설정자체가 현실이 아닌 미래(?)의 이야기...
처음 시작 장면을 졸면서 봐서 어케 시작됐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한 여자가 독일에서 살다가 자신이 태어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그것은 망각의 바이러스를 찾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망각의 바이러스를 찾는데 여행사같은 것과 같은 조직이 있어서 그 여인이 가이드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운송책으로 택시기사가 딸리게 되는데 어렇게 3명의 인물을 통해 일어나는 이야기...
우선 현실과 다르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배경이 한국이지만 배경이 꼭 한국이어야 하는 개연성이 필요없다는 것... 산성비가 내려서 비가 오면 바깥 출입이 통제되고 납중독자들은 격리되어지며 택시의 내부도 우리가 사는 현재와는 전혀 딴판인 곳... 그런 공간적 배경에서 일어나는 것이라 이전의 와나라고 영화들과는 다르다는 첫느낌이었지만...
공간적 배경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래도 와나라고 영화들과 성격을 같이 하는 것이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 잊고 싶어하는 과거를 위해 망각의 바이러스를 찾아온, 그리고 어린시절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한국이란 땅을 찾아온 안나... 어린 나이지만 돈이 필요해서 가이드를 하고 임신을 해서 곧 아이를 갖게되는, 그리고 그런 출산을 희망으로 품고 사는, 그러나 납중독자인 유키... 어려서 고아가 된, 그래서 택시에 어린날의 자신의 사진을 붙여두고 그 사진을 알아보는 사람이 자신의 피붙이거나 아는 사람일 거라는 희망을 갖고 자신의 피붙이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택시기사...
이런 3명의 사람들이 서로의 다른 생각, 환경을 통해 갈등을 보이지만 결국엔 서로 조화되는 모습들... 안나가 임신한 유키를 보고 다른 가이드로 바꾸려는 모습이나 유키가 납중독자인 걸 알고 신고하는 택시기사나 택시기사가 합승하는 모습에 짜증내며 택시기사를 바꾸려는 안나... 이런 갈등의 모습이 첨에 나타나지만 결국에 화해하고 어울리는 모습들... 유키가 안나에게 신발을 사주는 장면이나 안나와 유키가 수영하는 장면, 안나가 유키에게 요리해주는 장면, 택시기사가 안나에게 옷과 샌드위치를 주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그들 셋이 바닷가에서 유키의 출산을 지켜주는 장면으로 이질적인 세 명의 사람이 하나되게 만드는...
결국 유키는 죽게되지만 남아있는 2명에겐 희망을 갖게 했던... 유산을 통해 자신의 아픈 과거를 안고 있던 안나에겐 다시 아기를 갖고 싶어하는 희망을, 가족이 없어 가족을 그리던 택시기사에겐 아이를 선사하게 되는...
마지막에 망각의 바이러스와 관련되어 여행사(?)와 안나의 마찰이 있는데 그 장면이 이해가 잘 안되어서 아쉬웠던... - 처음에 조는 바람에... -
결국 요즘 우리가 사는 공간을 배경으로 찍긴 찍었을 텐데 영화 속에선 영화의 내용처럼 전혀 우리 주변의 모습이 아닌 딴세상인 것처럼 연출해낸 것이 인상적이었고 사람들 나름대로 상처가 있고 아픈 구석이 있는데 그것을 사람들과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한번 생각하게 했던...
요즘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이 에반게리온의 신지가 가출 후 전철 안에 이어폰을 꼽고 테잎을 하염없이 반복해서 듣던 모습... 이어폰을 꼽고 세상과 차단되어 나 혼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현실은 언제나 나 혼자가 될 수 없다는 것... 이 영화에서도 망각의 바이러스를 찾으려는, 그리고 나레이션 역시 우수에 찬 듯한 목소리의 안나의 모습에서 혼자라는 것, 자아에만 빠져 있는 모습... 그런 것들이 현재의 나와 비슷하다는 느낌이어서 첨에 좀 졸긴 했지만 그런대로 몰입할 수 있었고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다...
문승욱 감독, 김호정, 강혜정, 장현성 주연, 2001년, 1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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