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의 고향 OST 곡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나는 열아홉살이예요 등 거의 전곡
그리고 이장희와 강근식
별들의 고향 (1974)
개봉일(심의일) : 1974년4월26일 (1974.3.30)
장르(키워드) : 멜로드라마, 청춘영화 (소설원작, 호스티스, 화가, 영상시대)
상영시간 : 105분
제작사 : 화천공사
감독 : 이장호
출연 : 안인숙, 신성일, 윤일봉, 하용수, 백일섭, 전원주, 김미영, 정규영
주요스탭 : 원작: 최인호, 각색: 이희우, 기획: 이은봉, 김재웅, 제작: 박종찬,
촬영: 장석준, 조명: 김진도, 편집: 형동춘, 미술: 이봉선,
음악: 강근식, 이장희
줄거리
순진하고 밝기만 했던 경아(안인숙)는 첫사랑에 버림받은 아픔을 이겨내고 중년남자 이만준(윤일봉)의 후처가 된다. 그러나 그는 의처증으로 아내를 자살하게 한 과거가 있다. 경아는 낙태한 과거 때문에 그와도 헤어져 술을 가까이하게 되고 동혁(백일섭)에 의해 호스티스로 전락한다. 화가인 문오(신성일)를 알게 된 경아는 그와 동거를 시작하고, 서로 닮은 점을 보듬으며 나름대로 행복한 삶을 보낸다. 그러나 동혁이 경아를 찾아오고 동혁의 협박에 경아는 문오를 떠난다. 심한 알콜 중독과 자학에 빠진 경아의 곁을 동혁마저 떠나고 문오는 경아를 찾는다.
경아의 집에서 새벽이 되도록 잠든 경아를 지켜보던 문오는 돈을 머리맡에 놓아두고 피폐해진 경아를 남겨둔 채 방을 나온다. 술과 남자를 전전하던 경아는 어느 눈 내리는 날, 고향의 어머니를 찾아간다. 산 속에서 수면제를 먹고 경아는 눈 속에서 잠들어버린다. 문오는 죽은 경아의 재를 강에 뿌리며 그녀의 힘든 삶을 생각한다.
국내 음악 소개가 너무 오래된 음악 중심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합니다만 성향이 그런 것도 있지만 딱히 음악적으로 소개할만한 음반이 없는 이유도 있습니다. 디지털 싱글 중심의 음악시장에서 느끼는 것은 한 가수 혹은 작곡가가 어떤 시대에 어떤 감성을 가지고 있는지 살피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너무 시장 중심적이라고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오늘은 “별들의 고향 OST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우선 이 영화는 고 최인호의 소설 “별들의 고향“을 영화화 한 것입니다. 1972년 조선일보에 연재한 장편소설이지요. 급속도로 진행되는 산업화와 군사독재에 의한 사회의 억압적 분위기, 그에 따른 소외와 물신주의 등을 비판적으로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주인공 경아는 이러한 사회의 모순 속에서파멸해 가는 주인공 별이었다고 작가는 설명합니다. 사회의 가장 어두운 그늘에서만 살았지만 욕망과 폭력 너머를 꿈꾸며 살았던 개인들을 표상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원래 작가가 썼던 제목은 별들의 무덤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조간 이어서 개명했다고 하지요.
이 영화나 음악에 대해서 아래 글들이 있습니다. 또 유튜브에 이 영화가 화질은 안 좋지만 올라와 있어 공유하여 올립니다. 제목 중 ”뜻밖의 윤시내“는 이 OST중 ”나는 열아홉살이예요“를 부른 가수기 때문입니다. 그분 나이가 52년생이라고 하니 스물 초반의 목소리군요. OST앨범 전체 영상이 없어서 한곡 한곡 올립니다. 나이 드신 분들이라면 지난 시간 추억거리로... 젊은 분들이라면 74년산 괜찮은 영화음악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비가 오시니 분위기도 그럭저럭 합니다.
별들의 고향 OST
1. 한잔의 추억 (작사:이장희 작곡:이장희)
2. 휘파람을 부세요 (작사:이장희 작곡:이장희)
3. 잊혀진 사람 (작사:이고월 작곡:이고월)
4. 나는 19살이에요 (작사:이장희 작곡:이장희)
5.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섹스펀 연주) (작곡:이장희)
6. 오늘밤엔 웬일인지 (작사:이장희 작곡:이장희)
7. 무지개 (작사:이장희 작곡:이장희)
8. Wedding March
9.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작사:이장희 작곡:이장희)
10. 별들의 고향 - A. Prologue (작곡:이장희)
11. 별들의 고향 - B. 사랑의 테마 (작곡:이장희)
12. 별들의 고향 - C. 한소녀가 울고 있네 (작곡:이장희)
13. 겨울이야기 (작곡:이장희)
14. 이젠 잊기로 해요 (작곡:이장희)
15. 나는 19살이에요 (Bonus Track,대사) (작사:이장희 작곡:이장희)
16. 사랑의 노래(추워요) (작곡:이장희)
Credits
기타 : 강근식
드럼 : 조원익
베이스 기타 : 유영수
오르간 : 이호준
레코딩 스튜디오 : Hanyang Studio
동방의 빛: 강근식(기타), 이호준(오르간), 유영수(베이스), 조원익(드럼)
녹음: 한양 스튜디오
주제가 작곡 노래: 이장희
음악: 강근식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사운드트랙음반의 정수
검열이라는 정치적 억압 장치와 석유파동이라는 경제적 불황이 중첩된 암흑기에도 불구하고(아니, 그 덕에. 이것이 영화의 흥행 법칙 아니던가) 1970년대 중반은 흥행 영화들이 속속 태동된 시기였다. 이는 관객동원 차원 이상의 신조류를 배태한 결과물들이다. 그런 점에서 이장호 감독의 [별들의 고향](1974)과 [어제 내린 비](1975), 김호선의 [영자의 전성시대](1975), [겨울여자](1977)는 197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새로운 조류를 만들어낸 영화일 것이다. 신파적 멜로 드라마의 한 전형(혹은 변형)이 일명 '호스티스 영화'를 통해 만들어졌고, 당시 청년들의 막연한 좌절감, 패배감이 은유적으로 혹은 굴절적으로 재현된 '청년 영화'가 탄생한다(물론 '청년 영화'의 대표작으로는 [바보들의 행진]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이장호의 성공적 데뷔작인 [별들의 고향]은 바로 이런 영화들의 신호탄이 된다.
경아(안인숙 분)라는 비련의 여성을 통해 드러난 것이, 가학적인 남성이 지배하는 가부장적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말하든, 비정상적으로 급속하게 전개된 도시화, 산업화의 산물이라고 말하든 간에... 영화의 흥행이 작품성을 논하는 지표가 될 수는 없지만 당시 46만이라는 관객 동원은 무시할 수 없는 지표가 된다(이 기록은 후일 [겨울 여자]에 의해 갱신되지만).
이런 분위기는 영화 속에서 '화면 속의 화면(frame in frame)'을 통해 잘 드러난다. 이 장치는 거울이나 유리창에 쓸쓸하고 초라한 모습을 비추는 효과(특히 첫 남자(하용수 분)와의 비극 끝에 결혼한 남자(윤일봉)와의 침실은 거울로 가득하다)와 더불어, 창틀, 가구, 벽을 통한 (특히 베드씬) 엿보기 효과를 복류시킨다.
또 하나의 영화적 장치는 음악이다.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기능을 하는데 비애의 분위기와 음울한 분위기가 음악을 통해 부가된다. 이런 덕분에 영화뿐 아니라 음반도 베스트셀링을 기록한다(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1974년 당시 한 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10만장이라는 수치도 언급된 바 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음악은 슬로 템포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다.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와, 여러 번 입힌 흔적이 역력한, 영롱하게 정제된 기타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아련한 로즈 일렉트릭 피아노가 간간이 섞이면서 영화 속의 슬픔이 반향한다. 이런 애조는 연주곡 버전에서 황천수(강근식의 회고에 의하면 나이트클럽의 연주자)가 연주하는 색소폰의 구슬픈 선율에 의해 증가된다. 문호(신성일 분)와 경아가 만날 때 술집에서 흐르던 곡이다. 서정적인 클린 톤 기타와 다소 다듬어지지 않는 보컬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듯한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런 스타일은 강근식을 비롯한 동방의 빛 편곡의 어법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외에 이장희의 보컬이 들어간 곡으로 "한잔의 추억"이 있다. 퐁퐁거리는 가볍고 부유하는 느낌을 로즈 일렉트릭 피아노가 냈고 보컬과 같은 선율을 신시사이저가 따라간다. 특히 후렴부에서 기타는 보컬과는 다른 식으로 기타 자신만의 고유한 간단한 선율이 생성하는데 이 역시 강근식의 전매특허라고 말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그외에 서정적인 트랙 "이젠 잊기로 해요"와, 3박자 월츠풍 배경음악에 "오랜만에 누워보는군"이라는 유명한 대사가 '살 떨리는' 목소리에 실린 다이얼로그 트랙(아마 당시에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었을까) "나는 열아홉 살이에요"까지가 '목소리'가 들어간 곡이다.
그러나 이 앨범의 백미는 연주곡들에 있다. 우선 "별들의 고향"이라는 대 제목 아래 A, B, C 연작으로 구성된 3부작이 눈에 띈다. 첫 부분인 "별들의 고향 A - Prologue"는 바람(과 비슷한) 소리로 시작해 황량하고 스산한 분위기를 조성하더니, 곧 질주하는 듯한 드럼이 깔리며 두 코드로 이루어진 피아노가 입혀지는데, 거칠고 굵은 선의 퍼즈 톤 기타 리프(C 파트인 "한 소녀가 울고 있네"의 선율)와 연결된다. 이후 계속 변주되던 이 곡은 중반부 이후 빠른 템포로 변하며 신경질적인 기타와 플루트(크레딧에는 없지만 조원익이 연주)가 조우한다. "별들의 고향 B - 사랑의 테마"는, 오프닝 씬에서 문호가 죽은 경아를 애도하며 회고할 때 깔리는데, 말 그대로 쓸쓸하고 애잔한 애가다. "별들의 고향 C - 한 소녀가 울고 있네"는 연주곡이 아닌 이장희가 노래하는 곡인데 전주부터 의미심장하다. 일그러지듯 몰아치며 시작하는 무그가 사뭇 불길하다. 이장희의 '우우'하는 스캣과 함께 조원익 연주의 플루트 소리가 이곡에서도 들리는데, 몽환적이고 사이키델릭한 분위기를 주려 했다면 다소 미진한 게 아닐까.
이런 "별들의 고향" 연주곡 연작은 "별들의 고향"이라는 이름을 단 다른 이본(異本)들로 이어진다. 알파벳 이름이 같은 앞서 설명한 곡들과 서로 대응하는 변주곡들이 아닐까 싶지만 서로 다른 이형(異形)의 곡들이다. "별들의 고향(D)"는 네 음을 반복하는 집요한 베이스 기타, 비명과도 같이 순간순간 기괴하게 피어오르는 음향들이, 예쁜 소리와 불협화음을 오가는 피아노와 함께 영화의 분위기와 주인공의 심정을 담아 낸다. 주인공들의 행복한 꿈과 불행한 현실을 대비라도 하려는 의도였을까.
무엇보다도 이런 연주곡에서 두드러지게 다가오는 것은 은연 중에, 혹은 공공연히 깔리는 재즈적 어프로치일 것이다. "별들의 고향(B)에서, 리프와 같은 역할을 하는 끊어치는 듯 둔탁한 베이스 기타가 하층부를 구성한다면, 유연하고 영롱한 클린 톤 기타나 뮤트론이 입혀진 기타의, 블루스와 재즈적 화성에 입각한 연주가 상층부를 구성한다. 다소 빠른 템포의 "별들의 고향(C)"는 뮤트론을 사용해 스트러밍하는 기타의 코드 진행에 따라 각기 다른 톤의 기타와 뿅뿅거리는 무그 신시사이저가 주 선율을 주고 받는(만나고 헤어지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기타 톤의 체인지 등에 의한 이러한 대조적인 전개, 각 악기의 인터플레이는 재즈와 록이 결합한 형식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재즈적 기반은 짧은 소품 "Wedding March"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이처럼 캐치하고 서정적인 대중적 트랙들과 더불어, 다소 과소평가되었지만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트랙이 공존하기 때문에, 영화와는 독자적으로 감상 가능한, 음반 자체만으로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 아닐까.
* 사족 : 이 영화음악 음반의 작품성과 흥행성의 양대 성과에 힘입어 후일에도 커버만 바뀌거나 수록곡이 뒤바뀌기도 하는 등 몇 차례 재발매되었다.
2002 12 08 최지선 fust@nownuri.net
노트
“‘경아’라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캐릭터와 동시대 청년문화의 감수성과 호스티스 영화의 절묘한 결합을 낳은 당대 최고의 흥행작”
최인호의 대히트 연재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경아. 오랜만에 같이 누워보는군.” “아저씨, 추워요. 안아줘요.”라는 대사들이 현재까지도 기억에 남을 정도로 <별들의 고향>은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었다. 비연대기적으로 배치된 경아의 플래시백과 반복영상들, 경각 쇼트, 에코 효과를 입힌 사운드와 발랄하고 감각적인 몽타주 쇼트 등은 이후 이장호의 영상미학을 가늠케 해주기도 한다. 순진하고 발랄하지만 결국 남자들에게 버림받는 경아 캐릭터는 이후 호스티스 영화의 전형적인 캐릭터의 시초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실제로 산업화와 근대화 과정 속에서 도시로 올라온 많은 여자들이 호스티스로 일했고 그러한 시대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경아에게서 자기 자신을 본 문오는 경아를 감싸 안으려 하지만 이미 남자들의 폭력에 피폐해진 경아는 문오와는 다른 입장에 처해있다. 영화는 남성폭력과 가부장제라는 지배이데올로기, 근대화 과정에서 희생된 젊은 여성들의 위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동시에 순진함과 성적과잉을 연계시키며 관음증적 대상에 놓기도 하는 등 관객과의 관계에서 경아를 모순적인 위치에 놓는다. 경아의 유명한 대사, “아름다운 꿈이에요. 내 몸을 스쳐간 모든 사람들이 차라리 사랑스러워요. 그들이 한때는 사랑하고, 한때는 슬퍼하던 그림자가 내살 어디엔가 박혀있어요.”는 바로 이런 경아의 위치를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제작 후일담.
- 당시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인 46만5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이장호 감독은 '스타 감독'으로 배우 이상의 인기를 얻었다.
- 1974년 이장호 감독은 소설로 크게 히트했던 서울고 동창인 최인호 원작의 <별들의 고향>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이장호 감독은 소설연재 전에 대히트할 것을 예감하고 미리 영화화 계약을 했다고 한다. 당시 조선일보에 연재되던 <별들의 고향>은 신문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독자층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고, 영화제작을 통해 ‘경아 신드롬'을 낳았다.
- 이장호 감독과 최인호는 아역배우 출신으로 깨끗한 이미지를 지녔던 안인숙에게 경아라는 역할을 맡겼고 이 영화는 <어제 내린 비>와 함께 그녀의 대표작이 되었다.
- 이 영화의 노래를 담당했던 가수 이장희 역시 서울고 출신이었는데 이 영화에 전유성과 함께 까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노래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잔의 추억', '한 소녀가 울고있네', '촛불을 켜세요', '나는 열아홉 살이예요'는 영화의 감성적 분위기를 더해주며 모두 대히트를 했다.
- 1978년 하길종 감독에 의해 속편이, 1981년 이경태 감독에 의해 <별들의 고향 3>이 만들어졌다.
- 이 영화의 유례없는 성공은 호스티스 영화의 유행을 낳았다. 그러나 시대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하려 했던 그리고 모순적이나마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를 비판했던 <별들의 고향>과는 달리 양산된 대부분의 호스티스 영화들은 여성의 성적 대상화와 남성들의 관음증적인 보기에 주력했다.
70년대 '한잔의 추억'은 바로 '그건 너!', 이장희 韓國 포크 LP
이장희의 음악을 들으면 난 언제나 박하사탕 香을 맡는다. 푸르디 푸른 靑春의 아름다운 향기같은 화사한 향기. 우울한 가사들에서조차 그런 젊음의 香이 난다. 가슴이 시리고 마음이 싸-한 청춘의 기억들.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콧수염, 금지곡과 대마초라는 어두운 이미지, 사업 부도와 미국 도피라는 불운한 퇴장, 이장희의 음악과 그를 둘러싼 이런 것들이 어쩌면 70년대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만개하지못한 젊음의 꽃, 이장희이다. 우리의 70년대는 정점에서 그를 꺽어버렸다. 그리고, 80년 여름에 또 한 번 찍어 넘긴다.
이장희(1947 - )
1947년 경기도 오산에서 태어나, 명문 서울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수재과였다. 그리고 연대 생물학과에 입학한 그는 동대학 의대생이던 윤형주를 만나면서 포크트리오 '라이너스'를 결성, 활동하지만, 얼마 못가 트리오는 사정상 해체된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싱어송 롸이터의 시대를 연 장본인인 이장희가 음악계에 발을 들여놓은 건 이 시대의 기인이자 가수이며 화가인 조영남의 영향이 크다. 이장희가 中2일 때 삼촌의 친구였던 당시 高1 조영남이 집에 놀러와서 노래하는 걸 우연히 보고 충격을 받는다. 어린소년 이장희는 이렇게 음악세계로 발을 들이게 된다.
1971년에 발표된 이 음반의 B면에 '무지개'와 '겨울이야기'가 수록되었고, 이장희의 가수로서의 데뷔 음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음반은 당시 인기DJ였던 이종환의 권유로 취입한 것이다.
가수로서의 정식 데뷔와 KBS라디오에서의 DJ 생활, 작곡가로서 등의 나름 바쁜 활동을 하던 이장희는 드디어 1972년 첫 독집 디스크를 발표한다. 이장희의 첫 독집음반으로 강근식이 이장희와 함께 기타 반주를 맡았으며, 포크 넘버인 '아빠의 자장가' 를 작곡해주기도 한다. 1972년도만해도 아직 포크 싱어들은 자작곡보다는 번안곡 위주로 활동하던 시기였다. 자신의 음반을 자작곡으로 거의 채운 포크 싱어는 당시 김민기와 이장희 정도가 아니었을까?
1973년 1월 1일에는 동아방송의 '0시의 다이얼' DJ로 라디오로 복귀하면서 시쳇말로 완전히 떠버렸으며. 이어서 독집으로 통산 2집인 본작을 발표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이장희의 LP이며, 또 제일 좋아하는 '꿈 이야기' 가 실려있는 앨범이다.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먹는 느낌이랄까?
'꿈 이야기' 는 이장희가 추구하는 것이 단순한 모던포크가 아니라 포크락임을 보여준다. 반주가 어쿠스틱 기타 하나라 단순하게 들리지만 스토리가 있는 긴 곡의 진행 등에서 그게 느껴진다. 마치 보석같은 브리티쉬 포크락을 듣고 있는 것처럼. '애인'과 '비의 나그네' 는 송창식이 불러 힛트를 쳤고, '마지막 노래' 는 조동진이 만들어 수많은 이가 불렀다. 또 그의 데뷔 LP에 실렸던 토크송 '겨울 이야기' 도 흐른다.
이장희와 강근식(1969)
둘의 첫만남은 1968년말 소공동의 고급 살롱 "멕시코"에서이며, 그곳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음악 이야기를 하면서 바로 친해졌고 오비스 캐빈에 듀오로 정기 출연을 하면서 음악 생활을 시작하는데, 당시는 바야흐로 국내에 포크 듀오가 들불처럼 피어나는 태동기였다. 하지만 둘의 듀오 활동은 극히 짧았는데 강근식의 군 입대가 이유이었다.
1973년, 군에서 돌아온 강근식은 이장희와 밴드를 결성한 후 착실하게 앨범 준비에 들어간다. 하지만 여러 사정상 이장희의 솔로 독집으로 발매되었고, 모든 곡의 반주는 '동방의 빛'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멤버들이 한다.
** 후에 이호준(키보드)이 가세하고, 드럼이 배수연에서 유영수로 교체되면서 70년대 중반의 소리꾼들 '동방의 빛'이 탄생한다.
이장희의 통산 세 번째 앨범으로, 1973년에만 5만장 이상이 팔려나간 최고의 힛트작이다. 70년대 국내 포크락의 명반중 하나로 기억되는 판이며, 이장희와 강근식의 음악적 지향점이 마침내 만난 것이기도 하다. 전작 앨범들에 실렸던 '애인', '그애와 나랑은', '비의 나그네' 등도 포크락적으로 재해석하여 싣고 있다.
1974년에는 이장희에게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최고의 해이었던 것 같다. '그건 너' 의 여세를 몰아 '한잔의 추억' 과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가 크게 힛트를 하면서 완전히 국내 최정상급의 가수로 자리를 잡았고, '그건 너' 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의 실제 모델인 이대 불문과 출신의 첫사랑 서혜석과의 결혼도 이루어졌기에. 둘은 서울 타워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으며, 사귄 지 3년 만이었다.
1974년 한국 영화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제작으로 4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대박 무비이다. 이장희가 음악을 맡았으며, '동방의 빛'이 全사운드트랙을 연주한다. 더 이상 감미로울 수 없는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80년대까지도 메아리로 대학가를 울렸던 '한잔의 추억'. 당시 17세 소녀 윤시내의 앳된 보컬 '나는 열아홉살이에요', 영화의 대박 못지않게 이장희의 음악세계도 중요한 포인트이고 '동방의 빛'의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시대를 앞서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75년에 대도에서 발매한 "나야나/창가에 홀로 앉아"와 똑같은 앨범 커버로 출신된 카피음반인데, 훌륭한 이장희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 LP이다.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1975년 6월, '그건 너', '한잔의 추억', '불꺼진 창'등 대표곡들이 금지곡에 묶이면서 한 팔이 족쇄를 찼고, 그해 12월에는 대마초 파동으로 구속되면서 한 팔마저 묶였다. 그야말로 천당에서 지옥으로 급전 낙하하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이장희의 콧수염이 그렇게도 윗분들에게 거슬렸었나??!!
모든 음악 활동이 금지당했던 이장희는 1978년 최고의 그룹싸운드 '사랑과 평화'와 다시 등장한다. 물론, 가수로서가 아니라 작곡자와 제작자로서이지만. 사랑과 평화의 1, 2집 앨범 힛트곡들인 '한동안 뜸했었지', '어머님의 자장가', '장미', '뭐라고 딱 꼬집어 애기할 수 없어요'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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