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서 난장이는 모든 소외계층의 대표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이미 더러워져서 그것을 인식못하는 내 자신일수도 있고 그 더러움에 허덕이는 우리 모두일 수도 있다. 천성적으로 신체적 굴레를 뒤집어 쓴 난장이는 문명의 이기와 인간 탐욕으로 인해 상처받는 다수의 민중들이며 안타깝게도 자본주의체제가 필연적으로 생성하는 쓰레기들로 인해 나타난다. 하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라고 다를 바가 없다. 어떤 체제하에서도 이 부산물은 피할 수 없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이 쓰레기는 우리가 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들의 것이며 우리에 의해 생성된 산물이라는 사실이다. 더더욱 서럽고 불공평한 것은 그 쓰레기의 먼지가 유독 못살고 착취받는 이들에게 뒤집어 쒸이고 있다는 것이다. 현 시대의 모든 정치와 사회제도는 물론이고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중간에서 이를 심판해야 하는 법과 모든 이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는 종교조차 더욱 사악해져서 고통받는 사람을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우리의 안위만을 위해서 남을 희생시키고 있고 그들에게 관심을 쏟는 것도 피상적인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더 잔인하게도 우리는 그들이 그런 자신들의 상황을 인식하게 만들어 놓고도 - 때론 어쩔수 없이 - 그 잘난 배운 지식으로 그들을 철저하게 파괴한다. 그것은 젊었을 때의 순간적 감정(?)에 의해 목이 터져라 현실을 타파하려 노력하다가도 - 이 부분은 좀 현실이 아닐 수 있다. 대학가기 위해 온 종일 책상에 앉아있고 대학가서는 취업하기 위해 스펙 만드느라 정신없는 대다수의 청년들, 이미 왜곡된 역사를 배우고 가진 자들이 제시한 논리에 무조건 예라고 대답하기를 강요받아온 많은 젊은 세대들, 현실에 눈감아버리고 생각하기를 귀챦아 하는 이 세대가 현실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는지 나는 알 수 없다 - 막상 사회에서의 안락과 물질앞에 고개 숙여 이전에 자신이 생각했던 바를 거부하는 것과 하등 다를 바가 없다.
생존이 막상 우리 면전에 닥친다면 우린 우리 자신의 가치관을 무조건 수긍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것이 현 시대의 미약함이며 고통과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만물중에서 유일하게 하늘의 뜻을 거역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말이 있다.
하늘이 내린 지혜를 활용하되 탐욕적 이기를 채우는 무기로 악용해 왔고 이 결과 탐욕과 이기로 가득찬 인간사회는 착취를 위한 폭력이 조직화되었고 상대적으로 인간의 노예화와 굶주림을 상습화시켰왔기 때문이다. 사회 현상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았을 수도 있지만, 또한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없는 우리 지혜의 한계로 인한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존재하는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이 소설에서 그러한 탐욕을 보았고 그 탐욕이 만들어 낸 절망적 사회와 그 사회를 힘들게 살아가는 다수의 사람을 보았다. '달나라에 가서 할 일이 많다'. 이 소설에서 난장이가 곧잘 해왔던 말이지만 그것은 현실도피가 아니다. 고통받는 사람의 인내심은 한계가 있고 강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만큼 소수의 가진자들이 잔인한 것이다. 달나라를 꿈꿀 정도로 이 소외 계층이 느끼는 고통의 감정은 충분히 그 당위성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의, 아니 나의 난장이는 결코 육체적 난장이가 아니다. 눈앞에 닥친 숨막히는 현실과 공허한 허상만이 꽉차있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더불어 살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내 참된 자아를 찾는 것을 거부하는 정신적 난장이. 바로 그것이다.
난장이는 알고 있었을까?
인간이 만들어 내는 어떤 제도나 시스템이라도 인간의 탐욕과 이기를 버리지 않고는 어떠한 인간적 문제도 해결할 수 없음을.
탐욕과 이기에 눈멀어 인간과 따뜻함을 무시하는 가진자들보다 더 정신적인 거인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그리고 프리드리히 실러의 <리쿠르쿠스와 솔론의 입법>에서 말한 ' 모든 민족은 그들이 선택할 정부를 세울 권리가 있다'와 같이 그도 그들만의 릴리푸트읍(이 소설에서 난장이의 딸인 영희가 말했던 이상향의 세계)을 너희 권리로 세울 수 있음을.
아무도 슬퍼해주지 않는다. 이 시대의 난장이는 권리를 무시당한 채 의무만을 부여받아 살아 가기에.
그래도 자신을 죽여 이 삭막한 세상이 조금이라도 살만한 세상이 될 수 있다면 난장이는 언제든지 죽을 것이다. 그래서 난장이는 결국 달나라를 꿈꾸며 무한한 공간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난장이가 우리에게 준 메세지는 자살로 생을 마친 그의 육신과 썩어지지 않고 이 소설로 만나는 많은 이들에게 가슴 뭉클하게 하는 울림을 줄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작은 자의 몸무림 너는 난장이다. 초라한 모습에 기계부대를 짊어지고 너의 몸짓보다 큰 生의 고통을 이어야 하는 넌 정녕 난장이다. 매케한 먼지와 공간을 치달려 딱딱한 연장 속에 너의 生을 이리 맡겨 수없이 인간임을 희구했건만 던져진 너의 인생은 그래도 난장이다. 육체적 굴레가 저리 아플땐 너의 마음은 작은 공이었고 광폭한 세상에서 죽음을 향해 걸어갈때 넌 너의 꿈과 자유가 작은공이기를 간절히 바랬다. 인간을 찾기위해 |
살아있는 너의 시대의 허구가 너의 작은 몸을 흔들때 달나라를 찾아야 하는 너의 따스한 가슴은 이 시대의 과연 무엇인가? 가녀린 주먹이 눈물에 굶주려 흔들릴 땐 넌 작은 공을 타고 날고 싶어 정말. 이제 죽음속에 함께 간 너의 꿈과 자유가 있다면 넌 난장이가 아니다 그리고 우린 결국 정신적 난장이일 뿐이다. 너는 거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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