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독서실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시그널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 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 밖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어머니․영호․영희,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 식구의 모든 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든 것이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 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음악) 업 다운
영수(해설)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런데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잘 참았다. 그러나 그 날 아침 일만은 참기 어려웠던 것 같다.
효과) 이른 아침. 멀리서 두부장수 소리?
효과) 어머니 혼자만 밥 먹는 중
영수(뭔가 머뭇거리며) 어머니도 우리 아침 먹을 때 같이 먹지..
어머니(밥 먹으며) 너희들 밥 챙겨 줘야지. 난 괜찮다.
영수(어머니 쪽으로 다가가서) 그리고 어머니, 통장이 (종이 내밀며) 이걸~ 가져왔어요.
어머니(밥 먹다가) 그게 뭐냐?
영수...철거 계고장이에요.
어머니(숟갈 턱 놓으며) 헛! 기어코 왔구나. 그러니까 집을 헐라는 거지? 우리가 꼭 받아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이제 나온 셈이구나! (한숨) 휴~~
영수(해설) 어머니는 식사를 중단했다. 나는 어머니의 밥상을 내려다보았다. 보리밥에 까만 된장, 그리고 시든 고추 두어 개와 졸인 감자. 나는 어머니를 위해 철거 계고장을 천천히 읽었다.
어머니영수야 뭐해. 읽어보라니까.
영수아 예. (종이 펼쳐 읽는)
낙원구.
주택: 444,1― 197×(모)년. 9월 10일
수신: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 46번지의 1839. 김불이 귀하
제목: 재개발 사업 구역 및 고지대 철거 지시
귀하 소유 아래 표시 건물은 주택 개량 촉진에 관한 임시 조치법 따라 행복 3구역 재개발 지구로 지정되어 서울특별시 주택 개량 재발 사업 시행 조례 제15조, 건축법 제5조 및 동법 제42조의 규정에 의하여 197×(모)년 9월 30일까지 자진 철거할 것을 명합니다. 만일 위의 기일까지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에는 행정 대집행법의 정하는 바에 의하여 강제 철거하고 그 비용은 귀하로부터 징수하겠습니다.
철거 대상 건물 표시
서울특별시 낙원구 행복동 46번지의 1839.
끝
낙 원 구 청 장
(다 읽은 후 종이 접는. 호흡)
어머니(한숨) 휴~~
영수(해설)어머니는 조각마루 끝에 앉아 말이 없었다. 벽돌 공장의 높은 굴뚝 그림자가 시멘트담에서 꺾어지며 좁은 마당을 덮었다 어머니는 식사를 끝내지 않은 밥상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부엌쪽에서. 답답해서 가슴 탁탁치는) 아...아! 아!
영수(해설) 어머니는 손을 들어 부엌 바닥을 한 번 치고 가슴을 한 번 쳤다. 나는 동사무소로 갔다.
효과) 동사무소
사람들(항의하는 소리들)
- 우리더러 어디로 가라는 거야?
- 철거를 왜 해!
- 보상금이 작아서 우린 갈데도 없어요!! 등등
영수(해설)행복동 주민들이 잔뜩 몰려들어 자기의 의견들을 큰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들을 사람은 두셋밖에 안 되는데 수십 명이 거의 동시에 떠들어대고 있었다. 쓸데없는 짓이었다. 떠든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나는 바깥 게시판에 적혀 있는 공고문을 읽었다.
효과) 야외. (동사무소 앞) 길거리
효과) 사람들 소음.
영수(공고문 눈으로 읽으며) 아파트 입주 절차와.. 아파트 입주를 포기할 경우에는 이주 보조금을 탈 수 있다.. 그런데 액수가... 형편 없구만.
거간꾼(슬쩍 다가와) 행복동에 사시유?
영수예?...아 예.
거간꾼딱지 우리가 높은 값에 사 드리리다. 다른 사람한테 팔지 팔려면 나한테 파시유. 자 내 연락처 (하며 명함 같은 것 준다)
영수아 예...
거간꾼(옆 사람한테) 댁도 행복동에서 오셨구만. 딱지 파실거유?
효과) 사람들 소음
영수(해설)동사무소 주위는 시장 바닥과 같았다. 주민들과 아파트 거간꾼들이 한데 뒤엉켜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했다. 나는 거기서 아버지와 두 동생을 만났다. 아버지는 도장포 앞에 앉아 있었다. 영호는 내가 방금 물러선 게시판 앞으로 갔다. 영희는 골목 입구에 세워놓은 검정색 승용차 옆에 서 있었다. 아침 일찍 일들을 찾아 나섰다가 철거 계고장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돌아온 것이었다. 누군들 이런 날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아버지 옆으로 가 아버지의 공구들이 들어 있는 부대를 둘러메었다.
영수(공구함 둘러메며) 아버지, 오늘은 더 이상 손님 없을거예요. 그만 가요.
아버지(앉아있는. 인자한 웃음) 허허. 그래. 그러자. (책장 넘기는)
영수아버지, 책 읽고 있었어요? 무슨 책이에요?
아버지(그저 인자하게 웃는) 후후
영호(다가오며) 형! 아버지
아버지영호하고 영희까지, 내 새끼들이 다 왔네. 후후
영호(다가와) 형, 공구함 이리 줘. 내가 멜게. (하며 공구함 받아 어깨에 둘러멘다)
영희아버지, 오빠. 저기 저 차 진짜 좋지?
영호좋긴 뭐가 좋아. 넌 그런데 가지 마!
영희작은 오빠는 괜히 그래..
아버지후후후후. (다시 책장 넘기며)
영희어어? 아버지도 책 읽어요?
영수무슨 말이 그래. 아버지는 뭐 책 읽으면 안돼?
영희처음 봐서 그렇지. (아버지 손 잡아 끌며) 아버지, 그만 집에 가요.
아버지그래 (책 덮으며) 그러자. (일어선다. 그런데, 작다. 난쟁이라 낮은 위치) 집에 가자. (걸어간다)
삼남매&아버지 (걸어가는 소리와 호흡)
행인(뒤에서) 어? 난쟁이다.
거간꾼난장이가 가네.
영수(해설) “난장이가 간다.”고 처음 보는 사람들이 말했다.
음악) 브릿지 (슬프고 무거운)
효과) 해거름. 저녁나절. 멀리 개 짖는 소리 정도?
어머니(식칼로 대문기둥에 붙은 표찰 떼는 중. 호흡 같이)
삼남매&아버지 (다가오는 발걸음)
영수(뛰어와서) 어머니, 지금 뭐하세요?
어머니어? 영수 왔구나. (돌아보고) 어? 다들 왔네. 당신도 왔어요
아버지(낮은 위치) 뭐해?
어머니예에. ‘무허가 건물’이라고 새겨놓은 이 표가 마음에 걸려서
영호그거 뗀다고 무허가 건물 아닌가 뭐.
어머니그래도.
영수어머니. 그거 저 주세요. 제가 할게요.
어머니그럴래... (식칼 건네준다)
영수(식칼 받아 알류미늄 표찰 떼는. 호흡)
영호형, 그만해! (집으로 들어간다)
영수(해설) 영호는 어머니와 내가 하는 일이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일이 우리에게 일어나 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는 손바닥에 놓인 표찰을 말없이 들여다보았다. 영희가 이번에는 어머니의 손을 잡아끌었다.
영희그만 들어가요 엄마.
어머니(집으로 들어가며) 너희들이 놀게 되지만 않았어도 난 별 걱정 안 했을 거다. 스무 날 안에 무슨 뾰족한 수가 생기겠니. 이제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지.
영희엄마, 입주권 팔려고 그래요?
영호(마루에서. 버럭) 입주권을 왜 팔아!
영희그럼 아파트 입주할 돈이 있어야지.
영호아파트로도 안 가!
영희그럼 작은 오빠는 어떻게 할 건데?
영호여기서 그냥 사는 거야. 여긴 우리 집이다.
영수(해설)한 달 전만 해도 그런 이야길 하는 사람이 있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어머니가 내준 철거 계고장을 막 읽고 난 참이었다.
아버지(종이 접으며) 시에서 아파트를 지어놨다니까 얘긴 그걸로 끝난 거다.
영호아버지, 그건 우릴 위해서 지은 게 아녜요. 아파트 들어가려면 돈도 많이 있어야 되잖아요?
영희맞어. 우린 돈 없으니까 못 떠나. 갈 곳이 없잖어. 그렇지 큰오빠?
영호어떤 놈이든 집을 헐러 오는 놈은 그냥 놔 두지 않을 테야.
영수영호 너 그만해.
아버지어이구... (마당으로 내려온다)
어머니씻으려구요? (물 따라주며) 씻어요.
아버지응. (무심하게) 그들 옆엔 법이 있다.
영수(해설)아버지 말대로 모든 이야기는 끝나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버지(책장 넘기는. 호흡) ...
영수(해설)아버지는 철거 계고장을 마루 끝에 놓고 책을 읽었다. 우리는 아버지에게서 무엇을 바라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그 동안 충분히 일했다. 고생도 충분히 했다. 아버지만 고생을 한 것이 아니다. 아버지의 아버지, 아버지의 할아버지, 할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할아버지 대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아버지보다 더 심한 고생을 했을 수도 있다. 나는 공장에서 이상한 매매 문서가 든 원고를 조판한 적이 있다.
성우‘비(婢) 김이덕(金伊德)의 한 소생 노(奴) 금동(今同) 경인생(庚寅生), 노(奴) 금동(今同)의 양처 소생 노(奴) (김금이) 金今伊 정묘생(丁卯生), 노(奴) 금동(今同)의 양처 소생 奴 덕수(德水) 기사생 (己巳生), 奴 今同의 양처 소생 奴 존세(存世) 신미생(辛未生), 奴 今同의 양처 소생 奴 영석(永石) 계유생(癸酉生), 奴 金今伊의 양처 소생 奴 철수(鐵壽) 별술생(丙戌生), 奴 金今伊의 양처 소생 奴 금산(今山) 술자생(戊子生)’
영수(해설)나는 그때 이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 판을 짜고 다음 판을 짜나가다 겨우 알았다. 노비 매매 문서의 한 부분이었다. 나는 열흘 동안 같은 책을 조판했다. 그 열흘 동안 나는 아버지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머니하고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어머니라고 달라진 것은 없었다. 우리의 조상은 상속․매매․기증․공출의 대상이었다. 아버지도 씨종의 자식이었다. 할아버지의 아버지 대에 노비제는 사라졌다. 증조부 내외분은 아무 것도 몰랐다. 나중에서야 해방을 맞았다는 것을 알았으나 두 분이 한 말은 오히려
노인(머리 조아리고 통사정) 주인 어르신, 제발 저희들을 내쫓지 마십시오. 해방이고 뭐고 저희는 다 싫습니다. 제발 내 쫒지만 마십시오. 네에?
영수(해설) 할아버지는 달랐다. 할아버지는 유습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늙은 주인은 할아버지에게 집과 땅을 주었다. 그러나 쓸데없는 일이었다. 모르는 면에서는 할아버지나 증조부나 같았다. 증조부대까지는 선조들이 살아온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나 할아버지대에는 그것이 도움을 주지 못했다. 할아버지에게는 어떤 교육도 없었고 경험도 없었다. 할아버지는 집과 땅을 잃었다.
음악) 브릿지
영수(해설)아버지는 계속 책을 읽었다. 어머니는 뒷집 명희 어머니와 이야기하고 있었다.
효과) 집 앞
어머니얼마에 파셨어요?
명희모십칠만 원 받았어요.
어머니십칠만원이면 시에서 주겠다는 이주 보조금보다 얼마 더 받은 셈이네요?
명희모네에. 이만 원 더 받았어요. 영희네도 어차피 아파트로 못 갈 거 아녜요?
어머니아파트는 무슨... 우리가 무슨 돈이 있다고!
명희모들어보니까 분양 아파트는 오십팔만 원이구 임대 아파트는 삼십만 원이래요. 거기다 어느 쪽으로 가든 매달 만오천 원씩 내야 된다네요.
어머니우리는 어디도 못가요. 그럴 형편 안되는거 명희 엄마가 더 잘 알잖아요. 저기 단칸방 전세금 빼줄 돈도 없어 쩔쩔매고 있는데,
명희모여기가 철거 된다는건 세상이 다 아니 세입자가 들어올리도 없고
어머니이주 보조금 받아서 전세금 빼 주고 나면 우린 정말 어디로 가야할지...
명희모무슨 수가 있겠지요.
어머니명희 어머니. 입주권을 다들 팔고 있나요?
명희모예에. 영희네도 서두르세요.
어머니서둘러야 하는데.. 대체 어떻게 해야 되는지 원...재개발은 왜 한다고 그래서.
명희모그러게요. 누구를 위해서 개발을 한다는건지 원. 저 가요... (아웃)
어머니(집안으로 들어오는데 영희 발견)
영희(울고 있었다) 엄마, 명희 언니네는 입주권 팔았대?
어머니그랬다는구나. 영희 넌 또 우니? 그만 그쳐. (안으로 아웃)
영희(운다)
영수(해설) 영희의 눈에 다시 눈물이 괴었다. 내가 영희 옆으로 다가갔을 때 영희는 장독대 바닥을 가리켰다. 장독대 시멘트 바닥에 ‘명희 언니는 큰오빠를 좋아한다’고 씌어 있었다. 집을 지을 때 남긴 낙서였다. 영희가 웃었다. 우리에게는 그때가 제일 행복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도랑에서 돌을 져왔다. 그것으로 계단을 만들고, 벽에는 시멘트를 쳤다.
효과) 돌 맞춰 계단 만드는 중. (과거 회상)
어머니(기분 좋은) 여보! 영수 아버지! 힘들지요?
아버지아니야. 우리 집 만드는데 뭐가 힘들어.
어머니호호. 그건 그래요. 우리도 집이 생기네요.
아버지그럼 우리 집이지. 우리가 지은 우리 집. 후후후
영수(해설)우리는 아직 어려 힘드는 일을 못 했다. 그래도 할 일이 많았다. 우리는 며칠 동안 하루에도 몇 차례씩 떼를 지어 동네를 돌았다. 그때만은 더러운 옷을 입은 어린 아이들도 울음을 그쳤다.... 윽박지르는 주인의 기세에 눌린 개들도 짖기를 멈추고 뒤로 물러섰다. 온 동네가 조용해졌다. 갑자기 평화스러워져 어안이 벙벙할 정도였다. 나는 우리 동네에서 풍기는 냄새가 창피했다. 그들은 아버지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
효과) 개천 가. (물이 많이 흐르는 것은 아님)
효과) 사람들 주변에 있다. 사장의 수행원들도 있을테고. 동네사람도 있음
사장 선생이 행복동 46번지 사시는 김선생이요?
아버지(허리굽혀. 키 낮은) 아 예에 예 사장님.
사장(혼잣말) 이거 난쟁이라 악수를 어떻게... 그래도. 하하하! 반갑습니다 김선생. (악수 청한다)
아버지아 예에. (호흡으로 키 세우는)
사장우리가 이 개천에 다리를 놓고 도로를 포장해 주겠소.
아버지아 예 감사합니다.
사장이 행복동 건물을 양성화 시켜주겠단 말이요. 이제 김선생도 한몫 잡게 생겼으니 축하합니다 김선생. 그런점에서 다시 한번 악수! (하고 안수한다)
아버지아 예. (키 세워 악수)
영수(해설)그들과 악수할 때 아버지는 발뒤꿈치를 들었다. 아버지가 어떤 자세를 취했건 상관이 없었다. 난쟁이 아버지가 우리들에게는 거인처럼 보였다.
효과) 개천가. (어른들 지켜보는)
영수영호 너도 봤지?
영호응...(고개 끄덕)
영희나도 봤어. 우리가 잘살게 됐다는 말이잖아!
영호맞어. (박수치기 시작) 잘 됐다. 히히히. 짝짝짝
영수&영희(따라서 박수)
영수(해설) 우리는 어른들을 따라 크게크게 손뼉을 쳤다. 다음 사람은 먼저 사람이 다리를 놓고, 도로를 포장하겠다고 하니 구청장으로 보내고, 자기는 이러이러한 나랏일을 하겠으니 그 일을 하게 해달라고 말했다. 어른들은 또 손뼉을 쳤다. 우리도 따라 쳤다. 그런데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설혹 무엇을 이룬다고 해도 그것은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우리의 고통을 알아 주고 그 고통을 함께 져 줄 사람이었다.
음악) 브릿지 (어두운. 심각한)
효과) 깊은 밤. (방안)
어머니(바느질 같은 것 하며) 그렇게 고마운 사람이 또 있을까...
영호누구 말씀이세요?
어머니명희 엄마 말이다. 얼마나 고마우냐. 십오만 원을 대줘서 건넌방 전셋돈을 빼 줬잖아.
아버지고마운 사람이네... 그 돈을 빌려주다니... 딸 하고 바꾼 돈이잖아.
어머니예에. 명희 엄마가 돈 빌려주면서 그럽디다. 명희 생각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구요. 어휴.. 어쩌다가.
영수(속으로) 명희 생각하면 가슴 미어지는건 나도 마찬가지에요.
영수(해설)이 집을 짓고 장독대를 만들 무렵이었다. 영희가 소리쳐 불렀었다.
효과) 마을 골목 (옛날 회상)
영희언니! (뛰어가서) 명희 언니!
명희응? 영희구나.
영희우리 집에 놀러 와.
명희새 집이라 좋지?
영수응. 좋아. 그러니까 놀러 오라구.
명희난 네가 장독대에 써놓은 거
영희뭐? ‘명희 언니는 큰오빠를 좋아한다’ 그거?
명희(부끄럽다) 응. 그거 지우지 않으면 너희 집에 놀러 가지 않을 거야.
영희아이 참 언니는. 그건 지울 수가 없어.
명희왜?
영희후후.. 세멘이 굳어져서 못 지워.
명희그럼 난 안 가.
영희(실망한) 언니이...
영수(해설) 영희는 몹시 실망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나는 명희를 만났다. 방죽 오른쪽은 숲이었다. 거기 앉아 있으면 숲 사이로 인쇄 공장의 불빛이 보였다. 그 곳 공원들은 밤중에도 일을 했다.
효과) 밤. 숲속에서 데이트 하는 중
명희영수 니가 약속하면 (부끄러운) 허락할거야.
영수약속? 무슨 약속?
명희넌 저 공장에 나가면 안 돼.
영수야! 미쳤어? 난 저 따위 공장엔 안 나가.
명희(좋은) 정말이다? 약속했어.
영수그래. 약속해.
명희약속했으니까.... (가슴 내밀며) 그럼, 만져 봐.
영수(가슴 만지며) 여자 가슴이 이렇게 생겼구나...
명희네가 처음이야.... 내 가슴 만져본 사람은 너밖에 없어.
영수(해설) 나는 왼팔로 명희의 어깨를 안고 오른손으로 그 애의 가슴을 만졌다. 동그스름한 가슴이 따뜻했다.
명희(속삭임. 호흡 같이)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돼.
영수(호흡) 말 안 할게.
명희동생들한테도 말하지 마.
영수말 안 해.
명희영수 니가 비밀 지키고, 아까 한 약속... 공장 안간다는 약속 지키면... 네가..니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해 줄 테야.
영수정말이지?
명희으, 정말이야. (기운 없는)
영수(해설) 그런데, 명희는 만날 때마다 힘이 없어 보였다. 어떤 때는 정신없이 가만히 앉아만 있었다.
영수(걱정스레) 왜 그래 명희야? 너 어디 아파?
명희아니.
영수그럼 왜 그래? 아픈 사람처럼
명희우리 집 밥은 먹기가 싫어.
영수왜?
명희질렸어.
영수밥 먹기 싫으면, 그럼 죽어.
명희죽고 싶어.
영수야아. 나 좀 봐봐. (명희 똑바로 보고) 명희야, 난 저 따위 공장엔 안 나갈 거야. 공부 해서 큰 회사에 들어갈거야. 약속해
명희(피식 웃는) 후후... 배 고파.
영수그래? 뭐 먹고 싶어?
명희음... 영수 니 손 좀 줘 봐. (영수 손가락 꼽아가며) 사이다, 포도, 라면, 빵, 사과, 계란, 고기, 쌀밥, 김....김...
영수또? 손가락 하나가 남았잖아. 또 먹고 싶은것 말해
명희(호흡만)...
영수(해설) 명희는 나의 손가락 하나를 마저 짚지 못했다. 그때의 명희에게는 그 이상의 것은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명희가 자라면서 다방 종업원이 되고, 고속버스 안내양이 되고, 골프장 캐디가 되었다. 그 애가 어느 날 핼쑥해진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그애로서는 마지막 인사였다. 어머니는 명희가 집에 올 때마다 배가 불러 있었다고 나중에 말했다. 명희는 음독 자살 예방 센터에서 숨을 거두었다. 그 애가 남긴 예금 통장에 십구만 원이 들어 있었다.
음악) 브릿지 (슬픈)
효과) 달동네의 밤.
영희(기타 치면서) 명희 언니는 큰오빠를 좋아했어....큰오빠도 알았지?
영수그만둬.
영희(다시 기타 친다)
영수(해설)영희가 기타를 쳤다.
음악) 기타로 슬픈 음악 스닉 인. bg
나는 벽돌 공장 굴뚝 위에 떠 있는 달을 보았다. 나의 라디오는 고장이 났다. 며칠 동안 나는 방송통신고교의 강의를 받지 못했다. 나는 명희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 초에 학교를 그만두었다. 더 이상 나갈 수 없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내가 공부를 계속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밀어줄 힘이 없었다. 자세히 보면 아버지는 같은 또래의 사람들보다 많이 늙어 보였다. 우리 식구들밖에 모르는 일이었다. 아버지의 신장은 백십칠 센티미터, 체중은 삼십이 킬로그램이었다. 사람들은 이 신체적 결함이 주는 선입관에 사로잡혀 아버지가 늙는 것을 몰랐다. 아버지가 평생을 통해 해온 일은 다섯 가지이다. 채권 매매, 칼 갈기, 고층 건물 유리 닦기, 펌프 설치하기, 수도 고치기이다. 이 일들만 해온 아버지가 갑자기 다른 일을 하겠다고 했다.
효과) 저녁나절. 재개발 마을.
아버지(담 같은 곳 위에 올라앉아. 위에서 내 지르는 소리) 서커스단에 들어 갈거야!
어머니(밑에서) 여 여보, 내려와요. 왜 담 위에 올라가서 그래요. 다친다니까.
아버지처음에는 조수로 일하면 돼!
영수아버지, 제발 내려오세요. 그러다 떨어져요!
아버지(슬픈) 난...난 이제 채권 파는 것도 못하고, 칼 가는 것도 못하고, 고층 건물에 올라가서 유리 닦는 것도 못해. 얘들아, 펌프 설치하는 것도... 수도 고치는 것도 더 이상은 못해.
영수(해설)아버지는 힘없이 우리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버지는 다음 날 다시 무거운 연장이 담긴 부대를 메고 일을 찾아나갔다. 그리고 그 날 저녁이었다.
어머니얘, 얘들아! 영수야 영호야!
영수&영호(방문 열고 급히 들어온다)
영호왜요 어머니? 무슨 일 있어요?
어머니아버지 음성이 이상해지셨어.
영수음성이요? 아버지 왜 그러세요?
어머니(일어서며) 안 되겠다. 약방엘 다녀와야겠어.
아버지(목소리 이상한. 혀 말리는) 백반을 사와.
영수(해설) 아버지가 말했다. 아버지의 목소리 같지 않았다. 아주 짧은 혀가 안으로 말려드는 소리를 냈다. 어머니가 히비탄 트로키라는 약을 사 왔다.
어머니(다급한) 백반은 안 나오고 이게 더 좋은 약이래요. 이걸 빨아 잡수세요.
아버지(약 빨아 먹는. 호흡)
영수(해설)아버지는 말없이 약을 받아 입에 넣었다. 아버지는 그 일 이후 말을 잘 안 했다. 혀가 안으로 말린다고만 했다. 잠을 잘 때는 혀를 이로 물었다.
어머니니 아버지는 너무 지치셨다.
영수예...
어머니알겠니? (울먹임) 이젠 아버지 믿지 마라. 너희들이 아버지 대신 일을 해야 해.
영수(해설) 어머니가 울었다.
음악) 브릿지 (슬픈)
효과) 인쇄소 공장 소음
어머니(인쇄물 접는 중. 호흡)
영수(해설)어머니는 인쇄소 제본 공장에 나가 접지 일을 했다. 고무 골무를 끼고 인쇄물을 접었다. 나는 겁이 났다. 나는 인쇄소 공무부 조역으로 출발했다. 땀을 흘리지 않고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영호와 영희도 몇 달 간격을 두고 학교를 그만두었다. 마음이 차라리 편해졌다.
효과) 인쇄소 공장 소리
영수(해설) 나는 조역․공목․약물․해판의 과정을 거쳐 정판에서 일했다. 영호는 인쇄에서 일했다. 나는 우리가 한 공장에서 일하는 것이 싫었다. 영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영호는 먼저 철공소 조수로 들어가 잔심부름을 했다. 가구 공장에서도 일했다.
효과) 가구 공장. 나무 잘리는 소리.
영호(일하는 호흡 정도)
영수(해설)그 공장에서 일하는 영호를 보았다. 영희는 그때 큰길가 슈퍼마켓 한쪽에 자리 잡은 빵집에서 일했다. 우리가 고맙게 생각한 것은 환경이 깨끗하다는 것 하나뿐이었다. 영희는 하늘색 빵집 제복을 입고 일했다.
효과) 빵집.
영희네, 어서 오세요. 어떤 빵 드릴까요?
영수(해설)영호와 나는 유리창 밖에서 영희가 일하는 것을 보았다. 영희는 예뻤다. 사람들은 영희가 난쟁이의 딸이라는 것을 믿지 않으려고 했다.
효과) 퇴근길. 저녁. (삼남매 함께 걸어간다)
영희우리 사장님은 아버지가 난쟁이라는게 믿어지지 않는대. 그거 좋은 말이야, 나쁜 말이야?
영수니가 이뻐서 그랬을거야. 좋게 생각해.
영호형은 학교 다시 안갈거야?
영수가야지. 너하고 영희도 학교는 다녀야하는데, 공부를 하지 않으면 여기서 벗어날 수가 없어. 세상은 말이야, 딱 두가지로 나누거든. 공부를 한 자와 못한 자.
영희뭐가 그래
영호미개한 사회지. 끔찍할 정도로 미개한 사회.
영수빨리 가자... 어머니 기다리시겠다.
효과) 삼남매 발걸음
영수(해설)우리가 학교 안에서 배운 것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나는 무슨 책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그리고 고입 검정고시를 거쳐 방송통신고교에 입학했다.
음악) 브릿지 (조금은 밝은. 아련한)
영수(해설)그 해 늦가을 밤 아버지는 나를 작은 나무배에 태우고 방죽 안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는 말없이 노만 저었다.
효과) 물소리. 노 젓는 중
아버지(노 젓는 호흡)
영희아버지! 큰오빠! 돌아와요!! 그 배 위험해요!!!!
영수아버지, 영희가 이 배 위험하다는데요..
아버지(계속 노 젓는)
영수(해설) 그러나 아버지는 방죽 한가운데로 노를 저어 갔다. 손을 흔드는 영희의 모습이 희미하게 떠올랐다. 나는 방죽의 물이 별빛을 받아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배 안으로 물이 스며들고 있었다. 영희는 아버지를 걱정했다. 나는 수영을 할 줄 알았다. 아버지는 방죽 한가운데서 노를 세웠다. 스며든 물이 우리의 발목을 넘어 찼다. 나는 신발을 벗어서 물을 퍼냈다.
효과) 배 위.
영수(물 퍼내는. 호흡 같이)
아버지(웃고 있는. 인자한) 영수야...(신발 뺏으며)
영수아버지, 그 신발 이리 주세요. 물 퍼내야 돼요. 안그럼 가라앉는다구요.
아버지...영수야, 어제 왔던 꼽추 아저씨 생각나니?
영수어제요? 전 모르겠어요.
아버지모르는 척해도 쓸데없어. 난 다 안다.
영수뭘 아신단 말씀이세요? (속으로) 꼽추 아저씨 왔던건 어제가 아니라 이미 삼 년 반 전의 일이라구요.
아버지그 아저씨와 전에도 일을 했었어. 아주 큰 바퀴를 탔었다.
영수아버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런 일이 언제 있었다고 그러세요?
아버지너는 장남이다. 장남인 네가 믿지 않으니까 두 동생도 믿질 않아.
영수어머니도 모르시는 일이잖아요.
아버지얘야. 너만은 알고 있어야 한다. 너희 어머니는 병이 든거야. 후후...어제 왔던 꼽추 아저씨가 또 올 거다. 나를 막지 마. 다른 일은 이제 힘이 들어 못하겠다...(울지만 웃는) 너는 내가 언제까지나 수도 파이프를 갈아 잇고, 펌프 머리를 들어 달 수 있을 거라고 믿니? 높은 건물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일도 할 수가 없어. 이젠 안 돼.
영수(울먹) 아버지는 일을 안 하셔도 돼요. 저희들이 일을 하잖아요.
아버지누가 너희더러 일하라고 했니? 너희들은 학교에만 나가면 돼. 그게 너희들이 할 일이다.
영수알았어요. 아버지... 알았으니까 이제 그 신발 주세요.
아버지어제 꼽추 아저씨는 나를 도와줄 생각으로 왔었어. 내일 또 올 거다.
영수아버지! 그 아저씨가 왔던 게 언제라구요?
아버지어제. 어제잖아.
영수(아버지가 이상하다는것 알았다) 아버지 그 노, (노를 뺏으며) 노를 주세요. (노 젓기 시작. 호흡)
효과) 배 움직이는
영수(해설)나는 조심스럽게 노를 저었다. 물가에 닿기 전에 배는 가라앉았다. 나는 아버지를 안고 수초 사이를 헤쳐 나갔다. 우리는 물에 젖어 온몸을 떨고 있는 아버지를 어머니에게 맡겼다. 아버지를 어머니 이상으로 간호할 사람은 이 세상에 없었다.
영수아버지가 이상해요. 병 걸렸나봐요
어머니닥쳐라! 언제나 알아 듣겠니! 아버지는 지치셔서 그런 거야. (울먹) 지쳐서....지쳤을 뿐이란다.
음악) 슬픈 브릿지
영수(해설)그해 겨울을 아버지는 방안에서 났다. 나는 배를 끌어내 말뚝에다 메었다. 날이 추워지자 울안으로 끌어들였다. 그날 밤 방죽이 얼었다. 밤에 명희 어머니가 또 왔다.
효과) 방안. 저녁
명희모영희 엄마. 입주권 팔지 말고 조금만 더 기다려 보세요. 입주권이 자꾸 올라요.
어머니그래요?
명희모아침에 십칠만 원 했던 게 십팔만오천 원으로 뛰었다니까요. 우리는 괜히 먼저 팔아 가지고 손해만 봤어요.
어머니저런!
영수(해설)명희 어머니가 집으로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알루미늄 표찰을 종이로 쌌다. 그것을 철거 계고장과 함께 옷장 안에 넣었다.
어머니(옷장 문 닫으며) 영희야....(두리번. 불안. 방문 열고 나오며) 영희야! 아버지, 아버지 어디 가셨니?
영희모르겠는데요.
영호아버지, 아까 나가시는것 같던데
어머니그래, 어디...니 아버지가 어디 가셨을까..얘들아 아버지, 아버지 좀 찾아봐. 응.
영수(해설) 그때 나는 아버지가 놓고 나간 책을 잃고 있었다. 그것은 『일만 년 후의 세계』라는 책이었다. 나는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일만 년 후의 세계』라는 책을 아버지는 개천 건너 주택가에 사는 젊은이에게서 빌렸다. 그의 이름은 지섭이었다. 지섭은 그 집 가정교사였다. 아버지와 그는 서로 통하는 데가 있었다. 지섭이 하는 말을 나는 들었었다.
지섭이 땅에서 우리가 기대할 것은 없습니다. 사람들은 사랑이 없는 욕망만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 한 사람도 남을 위해 눈물 흘릴 줄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만 사는 땅은 죽은 땅입니다. 아저씨는 평생 동안 아무 일도 안 하셨습니까? 하셨지요. 그럼 무슨 나쁜 짓을 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법을 어긴 적 없으세요? 없지요? 그런데, 이게 뭡니까? 뭐가 잘못된 게 분명하죠? 불공평하지 않으세요? 이제 이 죽은 땅을 떠나야 됩니다. 어디로..? 달나라로!
음악) 짧은 브릿지 (불안 암시)
효과) 저녁나절.
어머니(불안하게 부른다) 얘, 얘들아! 저 저기...
영수아버지가 왜 벽돌공장 굴뚝 꼭대기에 서 있는거지.
영희(불안. 눈물) 아 아버지...안돼요...제발
영호아버지! 대체 무슨 생각을..
어머니아,....아
영수(해설)벽돌 공장의 높은 굴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 맨 꼭대기에 아버지가 서 있었다. 바로 한 걸음 정도 앞에 달이 걸려 있었다. 아버지는 피뢰침을 잡고 발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 자세로 아버지는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음악) 엔딩 (슬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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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론가 초대석 - 강유정>
김경란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함께 하셨습니다.
작품에 대해 얘기 나눌 분,
문학평론가 강유정씨 오셨어요. 어서 오세요.
1.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우리가 흔히 ‘난쏘공’이라고 부르는 이 작품은
우리시대의 스테디 셀러...
그러니까 학교 다닐 때 누구나 읽어보는 작품이에요.
(# 난쏘공은 필독서다? 소설가들에게도 필독서라는데.
왜 그런지, 이유나 배경이 있다면 함께 소개해 주세요)
2. 그런데 난쏘공, 하면 제목은 누구나 다 압니다.
그리고 내용에 대해서는 가물가물하다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구요.
한마디로 70년대 도시빈민과 노동문제를 다뤘다고 봐야죠?
(# 내용 짧게 소개
참고 /1976년 <문학과 지성>에 발표된 이 작품은 같은 제목의 연작 12편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중편 소설이다. 1970년대 한국 소설이 거둔 중요한 결실로 평가되는 작품으로서 전혀 낙원이 아니고 행복도 없는 ‘낙원구 행복동’의 소외 계층을 대표하는 ‘난장이’ 일가(一家)의 삶을 통해 화려한 도시 재개발 뒤에 숨은 소시민들의 아픔을 그리고 있다.
3. 제목에서도 그렇고
이 작품의 주인공이기도 한 ‘난장이’.
요즘 정확한 표기법으로는 ‘난쟁이’가 맞습니다만
원작의 느낌을 살려 난장이로 하겠습니다.
이 작품에서 ‘난장이’가 의미하는건 뭘까요?
4. 난장이,가 의미하는 것과 비슷한 의미들이
여러개 등장을 해요.
주소부터가 낙원구 행복동이구요
아버지가 종이비행기나 작은 공을 쏘아올리는 곳이
‘달나라’잖아요.
여기서 달나라, 나 낙원구 행복동이 의미하는것도
난장이,와 비슷하다고 봐야 할까요?
(# 작품에 등장하는 의미있는 단어들 같이 소개
5. 이 작품은 연작소설 중의 하나에요.
총 12개의 연작소설을 묶어서
큰 ‘난쏘공’이 된 거지요?
(# 참고/ ‘뫼비우스의 띠’ ‘칼날’ ‘우주 여행’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육교 위에서’ ‘궤도 회전’
‘기계 도시’ ‘은강 노동 가족의 생계비’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클라인씨의 병’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에필로그’
6. 조세희 작가는 이 작품으로
제13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구요
이 작품은 이미 2008년에 200쇄를 넘겼어요.
출간한지는 33년이 넘는데,
여러 가지로 대단한 업적 아닙니까?
(# 난쏘공에 대한 평가)
7. 작가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 보지요.
조세희 작가는 작품을 많이 발표한 작가는 아니지만
이 작품으로 한국 문학사에서
아주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요?
(# 조세희 작가에 대해)
8. 저희가 조세희 작가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몸이 많이 아프시다고 하더라구요.
빨리 건강 되찾으셔서
멋진 작품 쏘아 올리시기 바랄게요.
강유정 씨,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문학평론가 강유정씨와 함께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대해
얘기 나눠봤습니다.
[# 후시그널 + 클로징] 7/3
김경란정호승의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 마디>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단점이 있습니다.
그런 점은 외형적인 것이든 내면적인 것이든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이 가장 잘 압니다.
그래서 대부분 그런 부분은
남이 잘 볼 수 없고 알 수 없도록
감추려고 애를 씁니다.
물론 드러내놓고 싶지 않는 게
사람의 마음입니다.’
그렇지요.
나 자신의 단점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지요.
그런데 대부분은 감추려 합니다.
그런데요, 자꾸만 나를 감추려 하다보면
단점만 감춰지는게 아니라 장점까지 감춰진다고 해요.
여러분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누구보다 여러분이 잘 아시죠?
그런건 주변사람들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니까요.
KBS 라디오 독서실, 지금까지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함께 하셨구요
음악 김형진 / 효과 안익수, 윤미원, 김기평 / 기술 이흥규 /
극본 서현이, 제작 서승표,
진행에 아나운서 김경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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