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추억여행

[스크랩] 중국 카스-파키스탄-인도 20 "인도의 황금사원" (인도 1)

오늘행복스마일 2019. 1. 17. 06:47

 

 

 

 

 

 

중국 카스-파키스탄-인도 여행기 20 (파키스탄 15)

 

"암리차르의 황금 사원"

 

 

 

 

 

2012년 6월 11일, 파키스탄과 인도의 국경선을 넘었다. 그 동안 볼 것도 많이 보고, 못 볼 것도 많이 본, 파키스탄이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단어가 "위험"이란 단어였으며, 가장 많이 본 것은 "설산"이었다.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주는 "관심"이었으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수많은 유적지가 "폐허" 상태로 버려진 만큼, 세상 사람들이 파키스탄에 갖는 "무관심"이었다.  파키스탄에서 내가 느낀 것은, 세상에서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으며, 사람이란 형체를 알 수 없는 암흑 속의 "괴물"이고, 내가 너를 모르는 것만큼, 내가 나신에 대한 "무지"도 크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바닷물을 잉크로 써도 부족할 무한한 자신만의 "상상의 세계"를 갖고 있다. 이 상상의 세계는 좋게 말하면 "자신의 육체의 한계를 벗어난 무한한 능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자신의 "아집" 또는 "고집"이다. 이 세상 사람은 그 세계에 완전히 빠져 있는 사람과, 반쯤 빠진 사람과, 상당히 많이 빠져 나온 사람으로 구별될 수 있다. 완전히 빠져 있는 사람은 정신 병자이며, 반쯤 빠진 사람은 보통의 우리이고, 상당히 많이 빠져 나온 사람은 공자, 맹자, 장자 등의 성현이 될 것이다.  

 

 

배우는 연기로 말하고 연출자는 영화로 말한다. 미술가는 작품으로 말하고 큐레이터는 전시로 말한다. 하지만 아주 보통 사람인 내가 파키스탄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인구(人口)에 회자(膾炙)하는 푸쉬킨의 시 한 구절에 불과하다. 이 시를 인용함으로써 내 생각의 한 편린(片鱗)을 보여주고, 긴 파키스탄 여행의 끝과, 짧은 인도 여행의 시작을 알리려 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암리차르로 향하는 길이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모내기를 하고 있었다.>?

 

 

<암리차르 시내에 진입하자 붉은 페인트를 뒤집어 쓴 양들이 어딘가로 가고 있다. 아마 도살장으로 가는 듯 했다.>

 

  

 

<긴 머리를 땋아 내린 여인들>

 

암리차르란?

 

"암리차르는 인도 펀자브주(州) 서부에 있는 인도 시크교의 성지(聖地)이다.  암리차르는 시크교의 네 번째 구루인 람 다스(Ram Dass)가 만든 연못의 이름이었으나, 나중에 도시명으로 사용되었다. 1604년에 다섯 번째 구루인 아르잔 데브(Arjan Dev)가 그 연못 가운데 사원을 지은 것이 황금사원의 시초이다.

 

 

이후 아프가니스탄의 침략으로 여러 차례 공격을 받아 파손되었으나 계속 재건하였다. 1802년 시크교 지도자 란지트 싱(Ranjit Sing)이 순금으로 지붕을 씌우고 대리석으로 장식하도록 하여 현재 모습을 갖추었다.

 

 

사원 건물에는 사방에 입구가 있는데, 종교·계급·출신 등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을 맞아들인다는 의미이다. 건물 서쪽의 대리석 통로를 통하여 연못 밖으로 연결된다. 사원 안에는 과거의 역사적 사건·성인·순교자 등을 기념하는 장식품이 많이 있다. 또 따로 건물을 지어 시크교 최고의 경전인 그랜드 사힙(Grand Sahib)을 보관한다. 이 경전은 매일 새벽 사원으로 들여왔다가 저녁에 다시 원래 건물로 옮겨진다.

 

 

사원에 들어갈 때는 존경의 표시로 머리를 천으로 감싸고 신발을 벗어야 한다. 또 사원 안에서는 술과 담배가 금지되고, 고기를 먹거나 약물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죽기 전에 가 보아야 할 50곳 가운데 6순위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출처: 두산 백과>

 

 

<황금 사원 입구>

 

 

우리가 묵은 호텔은 황금사원에서 채 5분도 걸리지 않는 올드 타운에 자리 잡고 있었다. 호텔에서 황금사원으로 가는 길은 좁고 불결했으며, 각지에서 몰려드는 사람으로 서로 부딪히지 않고서는 걸을래야 걸을 수가 없었다. 사실은 여기만 그런 것이 아니고, 시내에 접어 들면서부터 붐비는 차량으로 서다가다를 여러번 반복했으며 좁은 골목을 빠져 나가느라 운전수는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황금 사원에 들어갈 때는 머리를 감싸야 하고, 신발을 벗어야 된다는 이야기는 들어서 알고 있었다. 나는 신발을 맡기는 곳을 지나서, 신발을 가방 안에 넣고 들어가려 하였다. 그러나 어디서 보았는지 경비원이 가방에 신발이 있는지 묻는 것이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다시 신발 맡기는 곳으로 가서 신발을 맡기고 들어와야 했다. 경내에서는 신발을 신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신발 자체가 반입 금지 품목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곳을 지나면 조금 움푹 파인 도랑 비슷한 곳이 있는데, 여기에 발을 담그고 가야한다. 본래는 발을 깨끗이 씻고 들어가야 하지만, 이곳에 발을 물에 담금으로써 발 씻는 것을 대신하는 것으로 보였다.

 

 

 

 

드디어 눈 앞에 펼쳐진 황금 사원,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로다!  사람들이 "황금 사원, 황금 사원" 하는 것이 모두 까닭이 있어서였다.  사실 황금사원 자체보다는 이 사원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호수와 그 호수가에 세워진 찬란한 건물의 조화가 인간이 만든 조형미의 극치를 이룬다. 바람에 잔물결이 고기 비늘처럼 살랑거리고,  물속에 흔들리는 건물의 반영(反影)은 내 영혼을 빼앗아 푸른 하늘로 날려 보낸다.   

 

 

 

 

 

 

호수 주위에 사람들이 앉아 기도를 하거나, 물끄러미 물속을 바라보거나, 눈을 감고 생각에 빠져 있었다. 더위를 참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성스러운 물속에 몸을 담가 속세의 죄를 씻어내기 위해서인지, 어떤 사람은 조용히 물속에 몸을 담그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도 하였다. 엄마를 따라 나온 아이들은 물속의 물고기를 바라보기도 하고, 기도하는 엄마를 바라보기도 하였으며, 너무나 심심한지 발을 물에 담그고 움직여 찰랑거리는 물결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뉘엇뉘엇 넘어가는 석양에 첨탑은 자주 빛으로 변하고, 푸른 하늘은 서서히 붉은 색으로 변하더니 삽시간에 칠흑같은 어둠으로 변해갔다. 수십만 개의 등불이 황금 사원과 호수를 둘러싼 건물에 켜지기 시작하자,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환상의 파라다이스로 변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호숫가에 촛불을 밝혀 소원을 빌었고, 호수에 아른 거리는 불빛이 소원에 응답을 해주고 있었다.

 

 

 

 

 

 

 

 

시크교란?

 

세 개의 칼과 하나의 원으로 상징되는 시크교는 신자 수가 1700만 정도이다.  시크교는 16세기 초에 나나크가 힌두교와 이슬람교의 가장 좋은 점을 뽑아 만든 종교다.  시크교인은 한 하나님을 믿으며 우상의 사용을 금한다.  시크교인은 영혼불멸, 환생, 카르마를 믿는 힌두교의 전통을 따른다. 이들에게는 5 가지 증표(證票)가 있는데 모두 k로 시작되어서 5k라고 한다. 1. 자르지 않는 머리 (터번) 2. 철팔찌 3. 머리빗 4. 단도 5. 속옷이다. 그리고 이들은 같은 성을 사용한다. 남자는 씽, 여자는 카우르인데 사자와 암사자를 뜻한다고 하는데, 같은 성을 사용하는 것은 계급이 없는 집단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인용>

 

 

 

 

새벽의 황금 사원은 또 다른 매력을 지녔다. 황금 사원의 황금빛이 호수물에 자신을 불살라 흩뿌리고 있었다. 하늘에는 알 수 없는 새가 훨훨 날고 있었고, 그 너머로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 호숫가에 앉아 기도하는 사람들은 점점 깊은 내면의 세계로 빠져 들었고, 공기의 흐름도 멈추고 시간도 멈추며 무아의 시간만이 존재했다.

 

 

 

 

 

<저렇게 무거운 두건을 쓰고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일년 내내 먹고 자고 기도하는 이곳은 인간 시장이라고 할 만큼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따라서 청소하는 방법도 아주 특이하다. 큰 걸레를 두 사람이 잡고 바닥을 휩쓸고 다닌다. 그 주위에는 다른 사람들이 있어서 큰 쓰레기를 쓸거나 주워담는다. 하기야 처음부터 신발을 신지 못하게 하니 항상 청결하여 쓸고 닦고 할 것도 별로 없다.

 

 

 

 

모든 신자들에게 또는 신자가 아니어도 방문한 모든 사람에게 식사를 제공한다. 집채만큼이나 거대한 씻은 배식판이 카트에 실려 운반되는 것이 신기롭고 경이롭다. 사람들은 무료로 식사를 하고 나중에 자신이 원하는 만큼 헌금을 내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이 사원에 그리고 사원 근처에 거대한 호텔이 몇 개 있다. 이런 호텔이 신자와 관광객으로 가득 차서 방을 얻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경내 여기저기서 잠자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들은 아마 밤새도록 이 대리석 위에서 잠을 자는지도 모른다. 하기야 기도하는 사람들이 기도하고 밥먹고 잠자는 일 이외에 할 일이 또 무엇이 있겠는가?

 

 

 

 

<시크 교도의 지도자들이 앉아 있고, 그 앞에 경배를 보내는 신도들이 앉아 있거나 업드려있다.>

 

 

 

 

왜 이렇게 세상에는 구경할 것이 많은지 모르겠다. 어떤 곳에 가서 여기가 내가 지금까지 본 것 중 최고의 볼거리다, 라고 생각하면 그런 생각을 물려야 하는 또 다른 장소가 나를 대기하고 있으니 말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고 했지만, 정말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했지만, 하루 해는 짧고 갈길은 멀다.  

 

(2012년 8월 18일 작성)

출처 : Albatross
글쓴이 : 알바트로스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