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수성편]
남에게 원망을 사지 말라.
세상을 살아가면서 내가 베푼 은혜에 남이 감동하는 것이
남에게서 원망을 사지 않게 되는 길이며,
남이 일을 당했을 때 해를 없애주는 것이 바로
득을 거둘 수 있는 기회가 된다.
處世 而欲人感恩 便爲염怨之道,
처세 이욕인감은 편위염원지도,
遇事 而爲人除害 卽是導利之機.
우사 이위인제해 즉시도리지기.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을 때
그 사람이 내가 베푼 은혜에 감동하게 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 결코 옳은 일은 아닙니다.
이는 남을 위해 은혜를 베푼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생에 나에게 가진 원한을 사라지게 하는 길이며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업보를 없애는 길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남에게 한없는 은혜를 베풀고 나면
그 사람은 항상 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며
언젠가는 나에게 도움을 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남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은
남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남이 상을 당하거나 어려운 일을 겪게 되었을 때
남을 위하여 그 해익을 제거해주는 것도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요즘 사람들은 남을 위해 조그만 은혜를 베풀거나
혹은 남을 위해 작을 일을 하고서도 반드시 크게 생색을 내니,
이것이 어찌 옳은 일이라 하겠습니까.
부처님 말씀에 오른 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진정한 보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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