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수성편]
불의를 쉽게 용납하지 말라.
타인과 어울리는 데 어려운 사람은
역시 뜻을 모우기도 어렵지만 갈라서기도 어렵다.
타인과 잘 어울리는 사람은 친해지기 쉽지만
헤어지는 것도 역시 쉽다.
그러므로 똑똑한 사람은 차라리 자신이 고집 때문에
남들에게 따돌림을 받을지언정 함부로 아부를 해서는 안되며
또한 잘못된 것을 용납해서도 안된다.
落落者難合 亦難分, 欣欣者易親 亦易散.
낙락자난합 역난분, 흔흔자이친 역이산.
是以君子 寧以剛方見憚 毋以媚悅取容.
시인군자 영이강방견탄 무이미열취용.
성품이나 행동이 바르고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을 두고
대개 낙락(落落)이라고 합니다.
낙락은 남을 대할 때도 신의를 지키며 결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아첨을 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사람은
타인과 어울리는데도 어렵지만 한 번 사귀게 되면 헤어지기도 어렵습니다.
그만큼 신의를 잘 지키기 때문입니다.
이와 반대로 남과 잘 어울리는 사람은 친해지기도 쉽지만
헤어지기도 쉽습니다. 아주 작은 일에도 화를 잘 내며,
한순간에도 표정의 변화가 많이 일어나기 쉽습니다.
요즈음 사람들에게서 이러한 낙락을 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실로 똑똑한 사람은 그 같은 낙락함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받아도 결코 아부를 하지 않으며
또한 잘못된 것을 용서하지도 않습니다.
일시적으로 남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달콤한 언행을 하는 것도
똑똑한 사람의 도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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