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수성편]
참된 용기란?
시시비비를 좋아하는 것은 결코 현명하지 않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도 가리지 않는 것도 현명함이라고 할 수 있다.
반드시 이기는 것만이 용기는 아니다.
이기는 것도 질 줄 아는 것도 더불어 용기라고 할 수 있다.
好察非明 能察能不察之謂明,
호찰비명 능찰능불찰지위명
必勝非勇 能勝能不勝之謂勇.
필승비용 능승능불승지위용.
사람이 동물보다 지혜롭다는 것은 시시비비를 가릴 줄 아는
뛰어난 판단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대로 사람이 옳고 그름에 대한 시시비비를 정확하게
가리지 못하는 것은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떤 일에 대해서 무조건 시시비비를 가리려고만 하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닙니다. 따져야 할 일과 따지지 못할 일을
명확하게 구별하는 존재야말로 지혜로운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이 바로 현명한 자입니다.
명리(名利)는 바로 이것을 잘 헤아리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것입니다.
용기란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이 큰 용기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무조건 이기는 것만이 용기가 아니라
질 때도 용기가 있는 것입니다. 비록 이 과정에서
큰 모욕을 얻는다 해도 참는 것이 바로
참된 용기가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자유자재(自由自在)입니다.
참으로 남을 이겨본들 이 작은 세상에서 무슨 큰 덕이 있겠습니까?
항상 지는 것만이 이기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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