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흐는다

[스크랩] 비운의 여인, 정화당 김씨

오늘행복스마일 2019. 1. 2. 11:58

명성황후 사후 고종은 일본에게서 아내를 잃어버렸다는 슬픔으로 시름을 하고 있던 차에 그의 곁에 시위상궁 엄씨라는 여인이 있었다.

엄씨는 엄진상이라는 중인 계급의 여식으로 태어났다고 하는데 중인계급이었지만 국문학을 잘 알아 학식이 뛰어났었다고 한다.

매천야록을 비롯한 명성황후를 비하하는 문구에서는 그녀가 명성황후로부터 죽을고비를 여러차례 당해왔었다고 추정하는데 이는 매우 잘 못된 것이며, 그녀가 승은을 입은 지는 명성황후 사후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일설에는 명성황후는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고 시위상궁 엄씨로부터 고종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하는 곳도 있다.

을미사변 이후 신변의 위협을 느낀 고종은 세자 내외와 후궁들, 궁녀들을 데리고 베르베르 공사관과 함께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난을 간 적 있었는데 그 때 엄씨가 명성황후를 대신해 그를 모시다 졸지에 승은 궁녀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승은을 입어 귀인에 책봉이 되고, 아들 영친왕을 낳자 순빈에 봉해지고, 조선이 독립국으로써의 이면으로 정치확장을 하자 그녀는 빈에서 비가 되고, 황귀비가 되었는데 졸지에 그녀가 조선의 국모 자리에 앉았던 것이다.

그런데 엄씨 뒤에 정화당이라는 역사의 그늘로 묻혀버린 여자가 있었는 줄 누가 알았던 말인가?

고종은 엄씨 외에도 복녁당 양씨와 삼축당 김씨, 광화당 이씨같은 후궁들을 각별히 아꼈다고 하는데 그 중 그는 자신에게 유일한 고명딸을 선사해준 복녁당 양씨를 매우 아꼈다.

복녁당은 딸 덕혜옹주가 일본 대마도주와 강제 혼인령이 내려지자 그 긍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홧병에 죽었고, 남은 사람은 광화당과 삼축당이었는데 삼축당 김옥기 여사는 순종이 그녀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에 당호를 선사했고, 또한 일제에 의한 스파이 노릇을 하러 궁궐로 입궁을 했었다고 한다.

일제와 결탁한 이완용, 윤덕영 등은 명성황후 뒤를 이을 국모를 정해야 한다며 고종을 윽박지르고 있었는데 고종은 황후가 죽은지 며칠이 지났다고 새로 새로 간택하는가? 라고 하여 윤덕영 일파들의 의사를 거절했다.

윤덕영은 알다시피 순종의 두번째 계비의 숙부가 되는 이인데 을사오적들과 내통하여 조선을 일본에게 넘겨주려 하는 통에 고종이 애를 먹은 인간이다.

고종이 헤이그 밀사 파견과 관련해서 그들의 저지를 받아야 했고, 또한 국모를 세우는 과정도 그의 허락을 받고 해야할 차지니 안타까울 지경이다.

실상 고종은 명성황후 이외에 그 누구도 중전의 자리에 앉히고 싶지 않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윤덕영 일파의 말을 거절하기를 수없이 했는데 그 때 윤덕영이 정화당이라는 처녀를 데리고 와 고종에게 말하길 "폐하, 이 분이 돌아가신 선대의 중전 마마 뒤를 이을 분이십니다." 라고 고했다.

고종은 윤덕영 일파가 하는 연극에 장단을 맞춰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즉각 자신을 뫼시고 있던 엄씨를 "왕자를 낳은 여인이니 당연히 국모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만인들이 보는 앞에서 엄귀비를 황귀비라 칭하고, '선영'이라는 이름을 손수 지어 그녀를 드러냈다.

졸지에 김씨는 고종의 얼굴조차 배알하지 못하고 마흔 다섯 해 노처녀로 늙어버렸는데 영친왕 이은이 일본의 황녀 마사코와 결혼을 앞둔 시기에 고종이 명을 다해 서거했고, 김씨는 그제야 고종의 용안을 뵐 수 있었다.

사실상 윤덕영에 의해 국혼이 있으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고종이 아관파천으로 피신을 가버리는 바람에 국혼이 여러차례 미뤄졌고, 그 덕분에 김씨는 한평생을 궁궐에서 궁녀아닌 비참한 생활을 해왔던 것이다.

그녀는 고종이 죽고나서 상복을 입고 대성통곡을 했는데 사람들은 그녀가 남편이 죽은데서 비롯한 슬픔으로 우는 것이라 알고 있었지만 실상 그녀는 고종과 윤덕영으로 하여금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말려버린 것에 대한 원혼어린 울음이었다.

고종이 죽고 순종이 즉위를 하자 윤덕영은 순종에게 "비록 이 분이 선대 황제께 사랑을 받지 못한 분이었지만 선대 황제의 약혼녀 아니십니까? 이 분에게 마땅한 당호를 물론, 살 집을 마련해주시는 것이 자식된 폐하의 도리를 다 하는 것이라 사료가 되옵니다." 라고 말했다.

순종은 윤덕영이 시키는대로 김씨에게 '정화당'이라는 당호를 내리고, 살집과 더불어 9원씩 월급도 주었고, 쌀과 곡식들을 달달이 하사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이 처지를 너무도 비관하여 한많은 생을 살다가 갑자기 죽었다.

삼축당 김옥기 여사는 궁녀 출신으로 연로한 고종의 사랑을 늦게 받았다가 윤덕영에 의해 강재로 폐출이 되었는데 그녀 역시로 고종이 살아 있을 적에 당호를 받지 못하고 살다가 순종에 의해 당호를 비로소 받고 종로구 사간동에 순종으로부터 집을 하사받았다고 전해진다.

정화당 김씨는 윤덕영이 스파이였으며 진짜로 황후가 되었다면 아마도 지금보다 더 비극적이고 지독하게 국정이 돌아가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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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
글쓴이 : 임용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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